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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헤지 안하는 日펀드 출시 붐

이종택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7.03.02 08:34

수정 2014.11.13 15:36

“환헤지 안 하는 펀드로 주세요.”

최근 증권사 지점과 은행 프라이빗뱅킹(PB) 센터에는 환위험을 떠안으려는 고객들의 발걸음이 부쩍 잦다. 실제 ‘프랭클린템플턴투신재팬주식형자(A)’(23일 기준)에는 283억원의 자금이 몰리기도 했다.

엔화 가치가 계속 떨어지자 투자수익과 환차익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것.

운용사들도 환헤지를 하지 않는 펀드를 잇따라 선보이면서 고 있다.

■엔 저평가에 환차익 노린 펀드 잇따라

환 위험을 적극적으로 가져가는 공격적인 투자성향의 일본펀드가 투자자들을 유혹하고 있다.

미래에셋맵스자산운용 ‘미래에셋맵스 재팬인덱스 주식형펀드’를 2일 선보인다.

이 펀드는 일본 닛케이225 지수를 추종하는 인덱스주식형 펀드로 환헤지를 하지 않아 엔화 강세시 환차익을 기대할 수 있다.


프랭클린탬플턴자산운용은 일본펀드의 마케팅 포인트를 ‘엔화 강세’ 전략으로 가져가고 있다. 최근 선보인 ‘프랭클린템플턴재팬플러스주식자(A)펀드’는 아예 환헤지를 하지 않았다.

삼성증권과 삼성투신운용이 일본의 노무라 에셋매니지먼트(NAM)와 손잡고 판매하는 ‘당신을 위한 삼성 N재팬펀드’ 역시 공격적인 성향의 펀드다. 이 펀드는 ‘환헤지 펀드’와 함께 엔화 강세 전환 때 환차익을 적극적으로 노릴 수 있는 ‘환위험 노출형’ 펀드 중 선택이 가능하도록 했다.

KTB자산운용은 재간접투자신탁인 ‘KTB JAPAN 재간접투자신탁 제2호’를 선보이면서 별도의 환헤지를 하지 않고 있다.

KTB자산운용 장인환 사장은 “최근 원화가치 상승으로 원·엔 환율이 최저점 수준에 도달함에 따라 향후 엔화 강세에 따른 환차익을 추구하기 위해 급격한 환율변동 등을 제외하고는 별도의 환 헤지를 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지나친 기대는 금물

이 같은 현상은 엔화 값의 향후 흐름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우선 세계 각국의 엔저에 대한 압력이 거세질 것이란 전망이다. 현재 일본의 기준금리는 0.5%로 미국 5.25%, 유럽 3.5%에 비해 여전히 낮아 추가 인상 가능성을 높여 주는 대목이다.

게다가 일본경제는 90년대 10년간의 장기침체에서 벗어나 회복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지난해 4·4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연율 기준으로 4.8%에 달했다. 잠재개인소비도 전기 대비 1.1% 늘었다.

많은 전문가들이 엔화가 바닥권에 접어들었다는 데는 이견이 없다.

프랭클린템플턴운용 권순한 차장은 “엔화 강세와 일본 중앙은행의 금리 인상 움직임은 빠르게 회복되는 일본 경제에 대한 자신감의 표현”이라고 말했다.

랜드마크운용 김일구 자산운용본부장은 “엔화 가치가 바닥권인데 대해서는 이견이 없지만 일본 경기의 회복 속도에 대해서는 아직 의문점이 많다”며 “특히 일본의 금리 인상 움직임은 일본 경기 자체의 문제라기보다는 미국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 소멸에 따른 반사적 현상이라고 해석하는 것이 맞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지나친 기대감만을 가지고 접근하지 말라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펀드평가사인 제로인에 따르면 일본 증시에 투자하는 역내펀드의 연초 이후 평균 수익률은 약 3%(20일 기준) 수준이다.
역외형인 일본펀드 수익률도 0.19∼4.86% 수준에 그치고 있다.

/kmh@fnnews.com 김문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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