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대기업

삼성,社內전산망 ‘블로그’ 운영

양형욱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7.03.04 10:31

수정 2014.11.13 15:34



“삼성맨은 ‘인트라 블로그’로 통한다.”

삼성이 국내 대기업 중 처음으로 사내 인트라넷인 ‘마이 싱글’(My Single)에 ‘블로그(blog)’를 도입했다.

‘블로그’란 웹(web)과 항해 일지를 뜻하는 로그(log)의 합성어로 일반인이 자유롭게 글을 올리는 웹 사이트다.

4일 삼성전자와 삼성SDI, 삼성전기, 삼성코닝정밀유리 등 삼성그룹 20여개 계열사는 지난 2월 말부터 사내 인트라넷인 ‘마이 싱글’을 통해 ‘블로그’를 개설하도록 전산시스템을 개편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처럼 외부와 온라인 연결이 차단된 사내 인트라넷에 ‘블로그’를 도입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마이 싱글’은 삼성저널, 메일, 결재, 임직원조회, 일정관리, 게시판, 지식경영 등의 카테고리로 구성된 일명 ‘삼성의 중추신경계’다.


‘마이 싱글’에는 현재 20만여명의 삼성 임직원이 가입돼 e메일과 결재 기능을 비롯해 다양한 역할을 하고 있다.

심지어 해외출장을 가는 경우 싱글에 접속해 목적지와 체류일정 등을 입력하면 항공권과 호텔 예약, 비자 수속 등이 일괄적으로 처리된다.

삼성은 이런 ‘마이 싱글’을 한층 강화하기 위해 그룹 전략기획실의 주도 아래 지난해부터 블로그 기능 추가를 추진해 왔다.

그 일환으로 지난달부터 마이 싱글에서 블로그 기능을 추가해 시범서비스에 들어간 상태다.

앞서 삼성은 올 초 전 계열사 임직원들에게 ‘마이 싱글’에 블로그 기능을 2월 말부터 적용한다는 내용이 담긴 e메일까지 보냈다.

현재 삼성의 전 계열사 임직원은 누구나 ‘마이 싱글’에 접속해 블로그 카테고리에 들어가 ‘www.samsung/blog/xxx/xxx.blog’라는 인터넷주소를 부여받는 형태로 별도 블로그를 개설할 수 있다.

삼성 ‘마이 싱글’ 내 블로그는 일반 인터넷 블로그와 마찬가지로 임직원의 개인적인 글이나 사진, 신문기사 등을 자유롭게 게재해 그룹 내 모든 직원들이 볼 수 있다.

다만 삼성그룹 이외의 기업이나 개인은 삼성 블로그에 접속할 수 없어 ‘삼성맨’만의 ‘인트라 블로그’ 형태로 운영된다.

이미 전체 20∼30%가량의 삼성 임직원이 ‘마이 싱글’ 내 블로그를 개설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들 직원들은 대부분 ‘마이 싱글’ 내 블로그서비스가 초기 베타버전이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글이나 사진 등 개인 콘텐츠를 게재하지는 못한 채 가입만 한 상태다.

삼성 관계자는 “지난달 말부터 ‘마이 싱글’에서 블로그를 운영하기 시작한 게 사실”이라며 “시범서비스를 거쳐 조만간 본 서비스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삼성은 ‘마이 싱글’에 블로그 기능을 추가한 이유는 임직원 간 유대강화다.

삼성은 임직원 간 업무처리를 위한 기능 위주로 운영되던 ‘마이 싱글’에 블로그 기능을 얹혀 사적인 내용까지 공유해 소속감과 유대감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삼성 이건희 회장과 이재용 전무 등 오너 일가를 비롯한 고위 경영진이 블로그를 개설할 가능성도 높아 임직원 상하 간 거리감 축소에 크게 기여할 전망이다.

또 ‘마이 싱글’에서 가능한 e메일이나 삼성저널, 결재기능 등에서 처리하지 못하는 정보나 업무처리를 ‘블로그’를 통해 효과적으로 소화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삼성 관계자는 “그간 외부와 단절된 사내 전산망인 ‘마이 싱글’은 주로 업무용에 그쳤던 게 사실”이라며 “이번에 ‘마이 싱글’에서도 개인적인 블로그를 만들 수 있어 보다 자율적이고 인간미 넘치는 직장생활이 가능해지는 느낌”이라고 전했다.

/hwyang@fnnews.com 양형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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