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張의 남자’ 상장사 대거 입성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7.03.08 18:55

수정 2014.11.13 15:08


'장(張)의 남자, 상장사 사외이사로 속속 포진.'

이른바 장하성 펀드로 알려진 한국기업지배구조펀드(KCFG) 관련 인사들이 투자 기업의 사외이사에 속속 포진하고 있다.

지배구조가 취약한 상장사의 주식을 취득, 경영관행 개선을 압박하고 있는 장하성 펀드는 지난달 주총을 전후해 사외이사와 감사 후보를 잇따라 추천하면서 소액주주운동 확산에 불을 지폈다. 이미 8개 투자기업 가운데 6개사에 대한 사외이사 및 감사추천을 완료했다. 나머지 2개사도 후보추천을 기다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장펀드'가 지배구조 개선에 앞장 선 긍정적인 측면도 있지만 지분율을 내세워 특정인맥을 포진하려 한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대상기업, '장(張)펀드' 요구 수용

장펀드는 대한화섬·태광산업·화성산업·대한제당에 대해서 펀드가 추천하는 사외이사 1인을 선임할 것을 조건으로 제시했다. 동원개발과 신도리코, 벽산건설에 대해서는 사외이사 후보와 감사 후보를 각각 1인씩 선임해 줄 것을, 크라운제과에 대해서는 감사선임을 요구했다. 8일 현재 대한제당과 벽산건설을 제외한 6개사가 요구사항을 수용, 선임을 완료했거나 진행중이다.

증권사 연구원은 "해당기업의 경우 지분구조가 취약해 장펀드의 추가자금이 유입될 경우 경영권을 위협받을 가능성이 있는 만큼 장펀드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장(張)의 남자' 속속 입성

장펀드측이 추천하는 인사들이 상장사에 속속 입성하고 있는 가운데 장하성 교수를 중심으로 한 소액주주운동 인맥들이 관심을 끌고 있다. 이들은 대부분 교수·율사·회계사 출신들로 장교수와 뜻을 같이 한 인사들.

태광산업의 사외이사 및 감사위원 후보로 추천한 전성철 변호사가 대표주자. 장 교수와 친분이 두터운 전 변호사는 49년생으로 서울대 정치학과를 나와 미국 Reid&Priest 법률사무소 통상담당 선임변호사와 김&장 법률사무소 국제변호사, 세종대학교 교수·부총장과 대통령정책기획비서관을 역임했다. 지난 2003년 삼성전자 주총에서 참여연대 추천 이사 후보로 이학수 삼성그룹 구조조정본부장과 경합을 벌인 바 있다.

대한화섬 사외이사로 선임된 김성은 경희대학교 국제경영학부 교수도 진보적 경제학자로 알려졌다. 세제전문가로 금융감독원 감리위원을 지내기도 했다. 경희대 국제경영학부는 권영준 교수가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경제정의연구소 소장을 지내는 등 시민사회단체의 경제경영 활동과 밀접한 연관성을 맺고 있다.

화성산업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된 김석진 경북대학교 교수는 54년 생으로 미국 조지아 주립대학원 경영학 박사 출신. 금융사와 경제연구소에 재직한 경험과 재무관리학회 부회장을 역임한 전문성이 높게 평가되고 있다. 장펀드측은 "화성산업의 사외이사로 기업가치 제고와 주주이익을 위해 합리적이고 독립적인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사외이사·감사라는 업무특성상 회계사 출신 후보 추천도 눈에 많이 띈다. 신도리코 비상근 감사후보로 추천된 임완순 회계사는 55년생으로 고려대학교 경영학과 출신. 20년 이상 회계 및 외부감사 분야에서 일해온 전문가. 새빛회계법인 전무이사를 거쳐 동남회계법인에 적을 두고 있다. 크라운제과 감사후보로 추천된 김락중 회계사는 58년 생으로 연세대학교 대학원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한국공인회계사회 윤리조사 심의위원회 위원을 역임했다.

50대 후보들이 수두룩한 가운데 동원개발 감사후보로 추천된 박응조 회계사는 이례적으로 30대. 박 회계사는 74년생으로 좋은기업지배구조 연구소 운영위원으로 재직하다 후보추천 후 운영위원에서 사퇴했다. 좋은기업지배구조 연구소는 장펀드에 대해 자문 역할을 하고 있다. 연구소 관계자는 "사외이사로 활동하는데 연구소 직함을 갖고 있는게 모양새가 좋지 않다고 판단, 운영위원직에서 사퇴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5% 지분 이익 대변자 되서는 안돼

장펀드측 인사들이 사외이사와 감사로 상장사에 속속 입성하고 있는 가운데 해당기업들은 이들의 역할에 대해 '걱정반 기대반'의 태도를 보였다.

지배구조 개선과 투명경영 확립등의 긍정적인 효과가 기대되지만 고배당 요구와 지나친 경영간섭, 시세차익 집착등 기업의 장기 성장동력을 훼손하지 않을까 걱정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사외이사의 독립성과 영업기밀 노출도 문제다. 해당기업들은 이들이 장교수와 직·간접적으로 연관돼 있어 독립성이 떨어지지 않을까, 기업의 기밀이 그대로 노출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기업 관계자는 "장펀드가 지배구조 개선과 주주가치 제고에 뜻이 있다면 기업에 필요하고 부족한 부분을 보완할 수 있는 인사를 추천하는게 맞다"며 "천편일률적으로 교수·회계사·변호사 출신을 추천하는 것은 문제의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기업 관계자도 "단순히 펀드의 대리인이자 5% 지분 이익을 반영하기 위한 대변자로서 활동할 경우 다른 주주와 이익상충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근본적으로 해당기업에 긍정적인 요인이 많을 것으로 본다"면서도 "하지만 진정으로 이들이 전체 주주가치를 대변할지, 자신들의 지분가치만을 대변할지 두고봐야 한다"고 말했다.

/sykim@fnnews.com 김시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