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사설] 중기재정운용 방향 ‘걷은 만큼 써야’
기획예산처가 2007∼2011년 국가재정운용 방향에 대한 공개 토론회를 열고 있다. 오는 21일까지 열흘간 15개 분야로 나눠 진행된다. 이번 토론회는 통합재정(예산+기금) 기준으로 해마다 5년 단위 계획을 세워 중장기적 시각에서 국가 운영의 틀을 짜겠다는 취지에서 마련됐다.
언뜻 거창해 보이지만 토론회에서 다뤄야 할 핵심 내용은 의외로 단순하다. 1년이든 5년이든 혹은 10년이든 재정운용의 기본 원칙은 크게 다를 바 없기 때문이다. 그것은 먼저 예산 낭비를 줄이고 무리하게 세금을 걷거나 국채를 함부로 찍지 말고 국민연금·공무원 연금을 잘 관리하는 일로 귀결된다.
당장 첫날 회의에서도 중앙정부의 탁상행정식 예산낭비를 질책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전남도 복지 행정 관계자는 지난해 시작한 긴급지원 제도에 따라 중앙정부가 90억원을 내려보냈으나 실제 쓴 돈은 10억원에 불과했다고 밝혔다. 기획예산처 스스로 지난해 예산낭비 신고를 접수해 시정 조치를 취한 결과 1400억원을 절감했다고 밝힌 바 있다. 예산을 과다 편성하고 연말이면 불용예산을 펑펑 집행하는 관행은 감사원의 단골 지적 사항이다.
복지 분야 예산 증액에 맞춰 함부로 세금을 올리거나 손쉽게 국채를 발행하는 일은 극도로 삼가야 한다. 돈 쓸 곳을 찾자면 한도 끝도 없다. 나라 살림도 집안 살림처럼 적정 선에서 규율돼야 한다. 소득이 빠듯하면 외식을 줄여야 하는 것처럼 국가도 허리띠를 졸라매야 한다.
국민연금에 이어 공무원연금 등 특수직 연금에 대한 개혁도 서둘러야 한다. 국민연금은 장차 다가올 적자에 대비해 일찌감치 개혁의 칼을 댔다. 이미 적자 상태에 빠져 예산 지원을 받는 공무원 연금이 개혁에 미온적인 것은 이해하기 힘들다. 깨진 독에 예산 붓기가 지속돼선 안 된다.
토론회에서는 분야별로 전문가들의 다양한 견해가 표출되겠지만 어느 경우에도 이같은 원칙에 따라 중장기 재정운용 계획을 짜야 한다. 쓸 만큼 걷지 말고 걷은 만큼 쓰겠다는 자세만 갖추면 재정 건전성을 확보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