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브프라임發 ‘엔캐리’ 청산?
미국발 서브프라임모기지 위기가 저리로 엔화를 대출받아 다른 나라의 고수익 자산에 투자하는 이른바 ‘엔캐리 거래’의 청산으로 확산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시장 충격으로 안전자산 선호 경향이 뚜렷해지면서 엔화가 강세 기조로 돌아설 경우 엔캐리 자금이 일본으로 다시 돌아갈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게다가 모기지 시장 충격이 미국의 주택시장 침체와 소비 위축으로 번지면서 미 경제가 경착륙할 조짐을 보이고 이를 차단하기 위해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상반기 중 금리인하를 단행하게 되면 엔캐리 거래 청산은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블룸버그통신은 미국의 서브프라임모기지 위기로 위험자산을 줄이려는 움직임이 가속화되면서 엔화가 주요 통화에 대해 강세를 보이고 있다고 14일 보도했다.
이날 도쿄 외환시장에서 엔화값은 오전 한때 달러당 115.88엔까지 올라가는 강세를 보였으며 전일 뉴욕 외환시장에서도 달러화에 대해 1.2% 상승하는 강세로 마감했다. 엔화는 유로화에 대해서도 강세를 보여 뉴욕시장 종가는 유로당 153.24엔을 기록했다. 엔화값이 유로화에 비해 0.2엔 오른 것이다.
통신은 비우량 주택대출자들의 연체 급증으로 안전자산에 대한 투자 성향이 뚜렷해지면서 엔캐리 거래자들의 청산에 따른 엔화 수요가 늘어 엔화값이 급등했다고 풀이했다.
미국의 모기지시장 위기가 미국 경제 위축 우려와 함께 미 증시와 아시아 증시를 강타한 것도 엔화 강세를 부추기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오스트레일리아 앤드 뉴질랜드 뱅킹 그룹의 토니 모리스 외환 투자전략가는 “미국 증시가 신경과민 상태이고 미국 금융 시스템에 대한 우려가 크기 때문에 위험을 줄이려는 노력은 계속될 것”이라면서 “엔 캐리 거래 청산이 계속되면서 엔화는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엔화가 당분간 상승이 지속되면서 조만간 엔화값은 달러당 115엔까지 올라갈 것으로 예상했다.
호주 소재 커스텀하우스 글로벌 포린익스체인지의 토비어스 데이비스 수석외환딜러는 “엔캐리 거래 청산이 가속화되면서 엔화가 수주일내에 달러당 115엔으로 상승할 것”이라면서 “이에 따라 엔화 자산 투자를 늘리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엔화 값이 급등락을 거듭하면서 변동성이 커진 점도 엔캐리 거래를 청산하게 유도하는 요인이라고 통신은 분석했다.
소시에테제네랄 도쿄지점의 사이토 수석 외환 딜러는 “엔화의 변동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면서 “달러당 최소 1.5엔 정도 오르내리는 상황에서 엔캐리 거래를 하기에는 너무 위험이 크다”고 말했다.
더 이상 엔캐리 자금이 늘어나기보다 청산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미국의 경기 침체 우려에 따른 금리 인하 가능성도 달러 약세와 함께 엔캐리 거래를 꺼리게 하는 요인이다.
호주 시드니 소재 환율예측회사인 FxMax의 클리포드 베넷 수석외환전략가는 “미국의 경기 침체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면서 “미 FRB가 금리 인하를 시도할 것으로 보이며 이렇게 되면 달러 약세는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달러 약세는 곧 엔화 강세라는 뜻으로 엔캐리 자금 증가를 억제하는 변수라는 것이다.
통신은 미국 경제의 침체에 대한 우려가 고조되는 가운데 FRB가 오는 6월28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0.25% 인하할 가능성이 50%로 높아졌다고 전했다.
FRB는 최근 9개월 동안 기준금리를 연 5.25%로 유지해왔다.
FxMax의 베넷 수석외환전략가는 “FRB가 오는 21일 열리는 FOMC에서 금리를 내릴 가능성은 높지 않지만 상반기 중에는 금리를 내릴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일본 뮤추얼펀드 자산이 계속 늘고 있어 엔화 강세가 지속되기 어렵고 따라서 급격한 엔캐리 청산 가능성이 낮다는 분석도 만만치 않다.
일본투자신탁협회에 따르면 2월말 기준 일본의 뮤추얼 펀드 규모는 전달보다 1.6% 증가한 72조4000억엔(6230억달러)으로 7개월 연속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고 있다. 이들 자금은 대부분 다른 나라의 채권 매입에 투입되고 있다.
미쓰루 사하라 도쿄 미쓰비시UFJ 수석 외환 매니저는 “투자신탁회사들이 엔화를 팔고 다른 외국 통화표시 자산을 매입하고 있다”면서 “일본과 주요 국가간 큰 금리차가 일본 투자자들의 해외투자를 부추기고 있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오미영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