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생보사 상장,대승적 해결을/박형준 금융부장
급물살을 타던 생보사 상장안의 확정이 늦어지고 있다.
‘보험업법 및 증권거래법 개정안’이 지난 1월 증권선물거래소에 제출된 뒤 아직까지 답보 상태다. 시중에선 18년 동안 끌어온 생보사 상장안이 이번에도 물 건너 가는 것 아니냐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
시민단체들은 생보사 주주가 과거 계약자의 기여나 권익 침해 사실을 인정하고 정당한 보상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은 상장차익 배분과 관련이 없는 사회공헌기금 출연으로 생보사 상장 논란을 무마시키려는 정부와 생보협회의 움직임을 비난하고 있다.
시민단체들은 생보사 성장과정에서 주주가 본연의 임무를 충실히 이행하지 않아 보험 계약자의 권익이 침해되고 계약자는 결손 보전의 형태로 주주와 함께 경영 위험을 공유해 왔다는 것이다. 따라서 생보사 주주는 과거 계약자의 기여나 권익 침해 사실을 인정하고 정당한 보상을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생명보험협회는 공익기금 출연 방안이 생보사 상장의 전제조건이 아님을 강조하고 있다. 공익기금 출연을 놓고서도 상위사, 하위사간의 분담 비율, 외국사의 불참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금융 당국이나 보험업계에선 상장안 승인과 공익기금 출연은 별개라는주장이다. 하지만 두 현안의 연계는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금융당국은 상장안 승인 전에 보험업계가 공익기금 출연 방안을 확정해 줄 것을 바라고 있다. 하지만 업계는 공익기금 출연은 자발적으로 이뤄져야 하며 상장안과 연계시키는 것 자체를 못마땅해 하고 있다.
상장차익의 배분 문제는 법적으론 주주의 몫으로 결론이 명쾌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논란이 계속 이어지는 것은 헌법보다 상위법으로 분류되는 ‘국민 정서법’ 때문이다. 생명보험협회가 자발적으로 공익기금 출연 방안을 논의하는 것도 이를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국민정서법을 현실로 수용하겠다는 의미다.
생보사 상장 수혜는 삼성, 교보 등 대형 생보사는 물론 정부도 받는다. 상장이 되면 정부가 부실 생보사에 투입한 공적자금의 회수도 가능하게 된다. 재무구조가 튼실해져 고객들은 미래에 대한 불안을 떨쳐 버릴수 있다.
생보사 상장 법안은 정부와 기업, 고객이 모두 윈윈할 수 있는 방안이다. 그런데도 아직 상장 규정조차 확정짓지 못하고 있다. 생보사 상장 때 ‘주주가 계약자의 기여를 인정해 주느냐 않느냐’는 문제 때문이다. 이를 인정하지 않는 상태에서 공익기금 출연을 논의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
상장안 지연은 일부 시민단체의 근시안적 시각과 이를 지나치게 의식하는 공직자 책임이 큰 것 같다. 이제 금융 업종에서의 글로벌 기업 탄생을 위해 정부와 금융업계가 위기의식을 갖고 미래를 준비해야 할 때다.
외국 자본이 금융업계를 지배하여 고수익을 챙기고 수조원의 공적자금이 생보사에 투입됐지만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 대선을 앞두고 생보사 상장이 정치적 공방으로 비화되고 정치권의 눈치보기에 휘말릴 경우 상장규정 방안 마련은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 지지부진한 생보사 상장안이 또다시 고사 상태에 빠질 수 있다. 서로 자기 주장만 앞세워선 법 개정에 대한 해법 마련이 쉽지 않다.
정부와 업계는 어렵게 마련한 상장안이 또다시 사장되는 일이 없도록 신중을 기해야 한다. 상장 실현을 위해선 생보업계도 한발짝 양보하고 사회공헌사업에 대한 실질적 대안을 내놓아야 한다.
시민단체들은 생보사 상장차익의 계약자 배분만 고수하기보다는 상장이 되면 주식회사가 된다는 현실을 고려해 융통성 있게 대처해야 한다. 생보산업을 살리는 것이 먼저라는 대승적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
생보사 상장안은 보험산업의 미래가 좌우되는 문제다. 이번에도 새 법안 추진이 무산된다면 한국 생보산업의 미래는 암울할 것이다.
정부와 업계가 모두 책임감과 주인의식을 가지고 이 문제 해결에 적극 나서야 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