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중진국 함정에 빠져 있다는 보고서가 나왔다. 현 4%대 잠재성장률로는 10년 뒤인 2017년까지 1인당 국민소득 3만달러 수준의 선진국으로 도약할 수 없다는 경고다. 함정에서 빠져나오려면 내수 진작과 경쟁력 강화를 통해 성장 잠재력을 6% 이상으로 끌어올려야 한다는 처방도 내놨다.
현대경제연구원이 발표한 ‘중진국 함정에 빠진 한국 경제’ 보고서는 선진국의 잣대를 종래 1인당 국민소득 2만달러에서 3만달러로 올려잡았다. 우리가 2만달러의 벽에 부닥쳐 갈팡질팡하는 동안 다른 선진국들의 소득이 올라갔으니 당연한 일이다.
보고서는 1인당 소득 3만달러급의 ‘아너스 클럽’에 들어가는 방법으로 내수 촉진을 제시했다. 수출에만 의존해서는 한계가 있다는 얘기다. 불행히도 현실은 거꾸로 가고 있다. 성장을 희생하는 복지위주 정책, 종합부동산세와 같은 세금 신설 등은 소비를 억누르는 요소들이다. 여유 있는 사람들은 맘 편히 해외에서 돈을 쓰고 있다.
성장률을 높이려면 기업의 활발한 투자가 필수적이지만 이 또한 규제의 벽에 막혀 있다. 서비스 산업 구조조정의 발판이 될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은 시민·농민 단체는 물론 여야 의원들의 반대에 직면해 있어 국회 비준을 장담할 수 없는 실정이다.
보고서는 언급하지 않았지만 3만달러대 진입의 근본적인 훼방꾼은 자신감 상실이다. 정부는 4% 성장에 기꺼이 만족하는 분위기이고 기업인들은 기업하려는 마음을 잃어가고 있다. 한강의 기적을 이룩한 한국 경제 특유의 진취성이 사라질 판이다.
이런 마당에 정부 관료들은 이건희 삼성, 정몽구 현대차 회장 등 간판급 기업인들이 제기한 샌드위치론을 잇따라 비판하고 나섰다.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우리 처지가 이러하니 잘 해보자는 건데 왜 딴죽을 거는가. 7% 성장이 부작용을 낳을 것이라는 비판 역시 지레 겁부터 먹는 꼴이다. 3만달러대 명실상부한 선진국 진입을 위해선 이같은 패배주의를 극복하는 게 더 급선무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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