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일랜드’ 진화는 계속된다
부엌 가구의 ‘아일랜드(싱크대와 분리된 독립된 조리대)’가 진화하고 있다. 직사각형 모양의 딱딱한 독립 작업대였던 아일랜드가 도자기, S라인 모양의 유려한 곡선으로 바뀌고 있다. 아일랜드를 들여놓은 것에 만족하던 주부들이 이젠 아일랜드를 창조하고 있는 것이다.
■2000년대초 아일랜드 대중화
아일랜드(섬)란 일반적인 부엌에 독립적인 작업대가 설치돼 주부가 거실을 마주보면서 일할 수 있도록 설계된 주방을 말한다. 거실을 바라볼 수 있어 가족, 친구들과 둘러앉아 활동할 수 있는 공간으로 활용된다. 일자(―)나 기역(ㄱ) 모양 주방은 주부들이 벽만 바라보는 불편함이 있자 90년대 후반부터 40평대 아파트를 중심으로 시작됐다.
에넥스 디자인연구소 이용한 소장은 “아일랜드가 인기를 얻자 부엌이 가족 모두를 위한 공간으로 변화했다”라고 설명했다.
아일랜드 부엌은 공간 활용 면에서도 돋보인다. 작업대를 식탁 대용으로 쓸 수 있으며 작업대 밑공간을 수납장으로 활용했다. 심지어 주부들은 아일랜드에서 자녀들의 공부를 봐주기도 했다. 경기도 안양시에 사는 황선희 주부(42)는 “엄마 옆에서 떨어지지 않으려는 초등학생 두 딸의 숙제를 도와주기에 좋다”라고 말했다.
■2007년 아일랜드는 진화한다
이런 아일랜드가 올들어 서서히 바뀌고 있다. 전에 없던 곡선을 사용해 부드러움을 강조했으며 와인바로도 사용되고 있다.
한샘이 22일 내놓은 ‘키친바흐 뮤즈’도 진화하는 아일랜드의 모습을 보여준다. 뮤즈가 채용한 아일랜드는 전에 볼 수 없던 ‘곡선미’를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 한국 전통의 도자기와 고급스러움의 상징인 와인잔의 곡선에서 차용한 조형은 기존 직사각형 아일랜드의 딱딱함을 없앴다. 개발 총책임 국민대 실내디자인과 최경란 교수는 “기존 아일랜드가 기능, 색상에 중점을 뒀다면 ‘뮤즈’는 집의 가치를 높히는 문화에 초점을 맞췄다”라며 “국내 최초로 곡면 성형용 금형을 개발해 만들어낸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뮤즈 풀세트 1500만원선, 아일랜드 별도로 250만원선에 팔릴 예정이다.
에넥스가 최근 선보인 I에디션, S에디션도 아일랜드의 상식을 깨뜨린 작품이다. 항상 사각이어야 한다는 편견에서 벗어나 I에디션은 아일랜드가 곡선의 형태로 진화됐음을 볼 수 있다. 에넥스 이용한 소장은 “기존 가구 개념에서 벗어난 유선형 디자인으로 나무 그루터기에서 모티브를 얻었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S에디션은 아일랜드가 벽을 벗어나 어느 공간에도 놓일 수 있음을 보여준다.
아일랜드 용도도 달라져 기존 식탁, 서랍장 일색에서 최근엔 ‘와인바’로 사용되기도 한다. 아일랜드 위에 와인 겸용 조명을 걸거나 선반용 후드를 달면 된다.
한샘 최양하 부회장은 이런 경향에 대해 “주거공간은 삶의 형태를 담는 그릇”이라며 “소득수준이 나아지면서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질수록 고급 부엌에 대한 수요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yangjae@fnnews.com 양재혁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