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빅딜은 잘못”LG그룹
LG그룹이 60년 역사를 담은 사사(社史) ‘고객에 대한 열정 미래를 향한 도전-LG 60년사’에서 외환위기(IMF) 직후의 ‘반도체 빅딜’에 대해 여전히 서운한 감정을 숨기지 않아 주목된다.
총 400여 페이지에 이르는 이 책에서 LG그룹은 “인위적인 반도체 빅딜은 LG반도체와 현대전자의 통합법인 출범 이후의 모습에서도 나타났듯이 한계사업 정리, 핵심역량 집중이라는 당초의 취지와 어긋나는 결과를 초래했다”며 비판적 시각을 드러냈다.
사사는 “당시 업계에서는 반도체 합병 무용론이 제기됐으나 반도체 부문을 합병하기로 한 약속은 지켜져야 한다는 정부의 입장 때문에 1998년 11월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추천한 컨설팅 업체 ADL이 반도체 통합을 위한 평가기관으로 선정됐다”고 진행 경과를 설명했다.
반도체 빅딜 자체를 탐탁지 않게 여긴 LG였지만 빅딜이 피할 수 없는 것이었다면 통합업체의 운영은 당연히 LG가 맡았어야 했다는 시각도 드러냈다.
사사는 “LG반도체와 LG구조조정본부는 재무구조, 기술력, 전문성 등 모든 면에서 객관적으로 LG반도체가 앞선다는 점을 들어 경영권 확보를 강력히 주장했고 구본무 회장도 이 같은 의지를 강력히 피력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당시 정부의 주요 인사가 “반도체 빅딜에 불응할 경우 LG는 채권은행단을 통한 만기대출금 회수 등 금융제재를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하는 등 강압적인 분위기에서 결국은 반도체 사업을 넘겨줄 수밖에 없었다고 사사는 설명했다.
한편 구본무 회장은 “한 기업이 60년을 넘어 성장을 계속한다는 것은 큰 축복”이라며 “이는 고객들의 신뢰와 사랑, 우리 사회의 지지와 성원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고 창립 60주년에 대한 소회를 밝혔다.
/pch7850@fnnews.com 박찬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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