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결렬 요인이 될 수도 있는 농업분야의 고위급 협상이 27일 시작돼 양측은 초민감 품목에 대한 개방 여부를 놓고 팽팽히 맞섰다. 양측은 동시에 섬유 고위급 협상에서도 얀 포워드 문제 등을 놓고 견해차를 좁히지 못했다. 그러나 협상타결 시점이 임박함에 따라 정부는 최대 피해 분야가 될 수 있는 농업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 쌀 품질 향상 등을 골자로 하는 6개 중점 과제를 추진하기로 하는 등 발빠른 대응에 나서는 모습을 보였다.
■미국, 쇠고기 시장 개방 총 공세
농업 고위급 협상 첫날인 이날 양국은 농산물 관세 철폐 문제 등을 집중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고위급 협상과는 별도로 진행된 장관급 협상에서는 쇠고기 위생 검역 문제 등을 놓고 의견을 조율했다.
우리측은 쇠고기 위생검역은 국제수역사무국(OIE)의 오는 5월 말 최종 등급 판정이 있을 때까지는 그대로 유지하되 관세율은 낮출 수 있다는 입장이지만 미국은 쇠고기 전면 수입 재개를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미국의 관련업계가 미국측 대표단 측면 지원에 나서는 등 총공세를 펼쳤다.
패트릭 보일 미국 식육협회(AMI) 회장은 27일 “한·미 FTA 체결을 위해서는 쇠고기의 의미있는 시장 접근이 필요하다”면서 “쇠고기 검역과 관세 문제가 어느 한 쪽이 아니라 모두 해결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보일 회장은 “뼈를 포함한 쇠고기 수입과 관련해 한국 정부가 국제 기준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나가겠다고 약속하고 합리적 기간 안에 쇠고기 시장 재개방 절차를 시작해줄 것을 바란다”고 덧붙였다.
■정부, 농업 경쟁력 강화에 나서
FTA 체결로 가장 피해가 클 것으로 예상되는 농업 분야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 정부도 대응책을 내놓았다.
농림부 산하 농촌진흥청은 도하개발어젠다(DDA)와 FTA 등 개방에 대비해 우리 쌀 품질 향상을 골자로 하는 ‘농축산물 경쟁력 제고 방안’ 6개 중점 과제를 선정했다.
농진청은 쌀 품질 향상을 위해 지난해 개발한 ‘운광’ ‘삼광’ ‘고품’ ‘호품’ 4종에 이어 올해는 5품종, 오는 2009년에는 10품종을 개발키로 했다. 또 경기도를 비롯한 전국의 6개 시·군에 대해 ‘탑라이스’ 생산기반과 기술을 지원하고 이를 2010년까지 시책사업으로 적극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
과일 산업 강화를 위해 사과와 배, 감귤 등 주요 과일에 대한 품질과 등급을 규격화하고 ‘원예육종기술지원센터’를 운영, 민간의 종자산업에 대한 지원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이와 관련,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최지현 박사는 이날 대한상공회의소가 주최한 토론회에서“FTA나 DDA가 타결되면 시장개방이 더 확대될 것”이라면서 “한·미 FTA 타결에 대비한 농수산식품의 품질 경쟁력 제고를 위해 식품안전위반업자에 대한 삼진아웃제 도입과 식품안전처를 설치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최 박사는 “시장 개방으로 우리나라의 식품 수입은 지난 98년 이후 2배 증가하면서 먹을거리의 50% 이상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면서 “특히 위생이 취약한 중국산은 비중이 해마다 늘어나면서 전체의 절반이 넘는 55%에 이른다”며 이같이 말했다.
/dhlim@fnnews.com 임대환 황국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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