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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FTA시대] 차·섬유 챙기고 쇠고기 내줬다

박희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2일 최종 타결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는 상품, 무역구제, 투자, 서비스, 경쟁, 지재권, 정부조달, 노동, 환경 등 무역관련 제반 분야를 망라하는 포괄적 FTA이며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이후 세계 최대의 FTA가 될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캐런 바티아 미국측 대표의 말대로 21세기 전자상거래 시대에 대비한 협정으로 평가된다.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은 “한·미 양국의 경제규모를 합치면 유럽연합(EU),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에 이어 세계 3위에 해당하며 한·미FTA가 성공적으로 발효되면 우리가 전 세계적인 FTA 체결 경쟁에서 매우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게 될 것”이라고 자평했다.

■상품시장 관세 100% 철폐

김 본부장은 브리핑에서 “상품(공산품, 임·수산물) 양허에서 정확한 계산에는 시간이 다소 소요될 것”이라면서도 “양측 공히 100% 관세철폐, 약 94% 조기철폐(3년 이내)를 통해 향후 양국간 실질교역이 크게 증진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자동차에서 우리는 많은 것을 얻은 것으로 평가된다. 우리의 주력 수출품목인 자동차에 대해서 미국은 배기량 3000㏄ 이하 승용차와 자동차 부품의 관세를 즉시철폐하고 3000㏄ 이상 승용차는 3년, 타이어는 5년, 픽업트럭은 10년에 걸쳐 관세를 철폐하기로 했다.

이번 협상의 딜 브레이커(협상 결렬요인)로 작용한 분야였던 농업, 특히 쇠고기 수입 관세 철폐 및 위생검역 조건에서 우리측은 많은 것을 내줬지만 쌀은 개방대상에서 제외시키는 성과를 얻었다.

우리나라는 쇠고기 관세를 15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인하한 뒤 철폐하고 돼지고기와 닭고기는 10년, 사과와 배는 20년에 걸쳐 관세를 철폐키로 했다.

식용 감자와 식용 대두, 천연꿀, 탈지분유, 전지분유 등 5개는 저율관세할당(TRQ) 물량만 부여하고 현행 관세는 그대로 유지키로 했고 오렌지는 국내산 유통 기간인 9월부터 2월까지는 현행 50% 관세를 그대로 유지하고 다른 시기에는 30%를 7년간 적용한 뒤 철폐하는 계절관세를 적용키로 했다. 여기에 TRQ 물량을 미국에 연간 2500t 부여키로 했다.

■의약품은 ‘글쎄’

의약분야는 미국의 요구사항들이 대부분 받아들여졌다. 미국의 3대 핵심 요구사항이었던 신약의 건강보험 등재 및 가격 결정에 대한 독립적 이의신청 절차를 허용했고 의약품의 허가와 특허를 연계키로 했다. 또 유사의약품을 포함한 신약의 자료독점권을 인정해 주기로 했다.

단, 선진 7개국의 약값 수준에서 신약의 최저 가격을 보장해 달라는 미국의 요구는 받지 않았다. 미국의 요구가 상당수 받아들여짐에 따라 다국적 제약사들의 국내 의약품시장 점유율이 높아지는 반면 국내 제약사들은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기계산업 역시 관세가 철폐되면 수입이 늘 것으로 예상되면서 별다른 FTA 효과를 누리지 못할 것으로 예상되고 전기기계와 금속산업 역시 수입증가가 예상된다.

문화분야도 많은 것을 내줬다는 평가다. 지적재산권의 인정 기간이 현행 50년에서 70년으로 늘어나 우리측에 불리한 내용이 됐고 스크린쿼터의 축소 역시 영화계에게는 커다란 상처를 안겨 줬다.

섬유는 미국이 수입 관세를 철폐하고 ‘얀포워드’(원사 생산지를 섬유제품의 원산지로 간주하는 제도)에 적용되는 예외 품목을 최소화했다는데 의의를 찾고 있다. 미국은 수입액 기준으로 61%를 즉시 철폐하기로 했다. 우리측은 우회수출 방지를 위한 양국간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서비스·투자 분야에서 우리측은 교육·의료·사회서비스 등 공공성이 강한 부문은 포괄적으로 유보하되 사업서비스 등 개방을 통해 우리 경제의 경쟁력 제고가 필요한 분야에 대해서는 단계적 또는 부분적인 개방계획을 마련했다.

특히 사업서비스의 경우 우리측이 마련한 개방계획대로 법률서비스는 3단계, 회계서비스는 2단계로 개방 추진 합의했다. 관심을 모았던 방송서비스는 방송채널 사업의 외국인 의제 규제 철폐(협정 발효 3년 후), 방송쿼터 일부완화 등 부분적으로 개방하되 외국방송 재송신, 인터넷TV(IPTV), 인터넷 주문형비디오(VOD) 등 방송·통신융합서비스 등 주요 정책사항은 정부의 규제권한을 포괄적으로 유보(미래 유보)하는 성과를 거뒀다.

■금융서비스 분야 일시 세이프 가드 도입

금융서비스 분야에서 경제위기시 급격한 외화유출입을 통제할 수 있는 안전장치인 일시적 세이프가드를 도입하는 성과를 거뒀다.

서민, 농민, 중소기업 지원 등 공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국책금융기관들(산업은행·기업은행·주택금융공사·농협·수협)은 협정의 예외로 인정하고 우체국보험 및 일부 공제기관의 특수성을 인정한 것도 우리측이 거둔 수확물이다.

통신 분야에서 기간통신 사업자에 대한 현행 외국인의 직접투자 지분 49%를 계속 유지하되 15%인 국내법인 설립을 통한 간접적인 투자제한을 협정 발효 후 2년 내에 철폐하기로 했다.

/[email protected] 임대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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