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RUS FTA] 한국IT 세계시장 도약

우리나라 정보기술(IT) 업계에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은 ‘IT 코리아 우물’을 뛰어넘어 글로벌 시장으로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이다.
두 나라 간 FTA가 발효되면 SK텔레콤처럼 미국 현지 통신시장을 공략하려는 국내 업체들이 수혜를 볼 전망이다. 통신업체 간 상호접속 등 현지 서비스 제공을 위한 필수사항을 보장받게 되기 때문이다.
또 디지털TV 등 IT기기에 매겨지던 관세가 철폐되면 국내 IT제품이 미국 시장에 저렴하게 팔리게 된다. 가격이 낮아진 미국 부품으로 만든 ‘메이드 인 코리아’ IT제품이 전세계 국가에서 가격 경쟁력을 갖게 되는 것도 큰 효과다.
한·미 FTA IT분야 협상은 양국 간 형평성을 잃지 않은 ‘성공작’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FTA가 ‘호혜 평등’ 원칙을 근간으로 한다는 점에서 앞으로 한·유럽연합(EU) FTA 등 앞으로 펼쳐질 FTA에는 철저한 사전 준비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통신 ‘안방 지키고 해외로’
국내 IT산업의 견인차인 통신은 ‘안방’을 지키고 해외 시장으로 뻗어 나갈 수 있는 기회를 잡게 됐다.
이번 한·미 FTA 협상에서 양 국가는 한국 기간통신사업자의 외국인 지분율 제한을 현재와 같은 49%로 유지키로 했다. 국내 설립한 법인을 통한 간접투자는 100%까지 허용키로 했다. 지배적사업자인 KT와 SK텔레콤에 대해서는 간접투자 경우에도 49% 제한이 유지된다.
노준형 정보통신부 장관은 이 부분이 ‘FTA 최대 성과’라고 평가한다. 그는 “KTF는 KT가 대주주이며 LG텔레콤은 LG그룹이 모회사라는 점에서 사실상 비지배적사업자에 대한 지분 공격을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간접투자도 정부의 공익성 심사를 거쳐야 하며 15% 이상 대주주 등장 시에는 인가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정부 관할권도 그대로 유지된다.
반면 국내 통신업체들은 미국으로 보다 쉽게 진출할 수 있게 됐다. 이번 FTA에서 양국 통신사업자가 상대국에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기본적으로 필요한 상호접속 등 필수 요건 등을 서로 보장키로 했기 때문이다.
노 장관은 “미국 통신시장 규모가 한국보다 훨씬 크다는 점을 고려할 때 미국 통신업체의 한국 진입보다는 국내 업체의 미국 시장 진출로 인한 기대효과가 훨씬 더 크다”고 말했다.
■‘메이드 인 코리아’ 경쟁력 쑥쑥
디지털TV, 액정표시장치(LCD)모니터 등 IT 수출 ‘효자’ 품목의 대외 경쟁력도 크게 향상된다.
FTA 협상에서 한국은 디스플레이부품 등 230개, 미국은 LCD모니터 등 172개 품목의 관세를 즉시 철폐키로 했다.
관세 철폐로 인해 미국 시장에서 중국·일본과 치열한 가격경쟁을 벌이고 있는 국내 IT수출 기업들은 똑같은 제품을 값싸게 미국 시장에 공급, 수출 경쟁력을 더 높일 수 있다.
정통부 관계자는 “미국 시장에 디지털TV, LCD모니터 등의 수출량이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디스플레이패널필름 등 미국산 IT부품도 관세 없이 국내에 들어온다.
이는 미국 부품을 수입해 제품을 만드는 우리나라 IT 제조업체들이 완제품의 원가를 낮춰 글로벌 시장으로 뻗어나갈 수 있는 기회를 잡게 됐다는 뜻이다.
노 장관은 “장기적으로 미국 부품 제조업체끼리 수출가 인하 경쟁이 벌어져 결국 한국 IT제품 전체의 국제 가격경쟁력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다음 FTA를 준비해야
한·미 FTA 경험을 발판 삼아 앞으로 전개될 FTA도 준비를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업계에서는 오는 5월 협상을 시작할 한·EU FTA의 IT협상의 양상은 이번 미국과는 다르게 전개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이번 한·미 FTA에서 우리나라가 ‘사수’했던 기간통신업체의 외국인 지분제한이 대표적인 문제다.
미국은 자국 통신업체의 외국인 지분율이 직접투자의 경우 20% 정도로 제한돼 있다. 따라서 미국은 우리나라에 통신주 지분 확대를 강력히 요청키 어려웠다.
그러나 EU의 경우 통신업체의 외국인 지분 소유 규제가 거의 없다는 점에서 FTA 진행 과정에서 통신서비스 업체에 수준 높은 개방을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
이렇게 되면 보다폰, T모바일 등 유럽에 기반을 둔 글로벌 통신업체들이 수년 후 국내에 진입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영주 동부증권 연구원은 “한·미 FTA로 국내 기간통신업체의 외국인 지분 확대 가능성이 없어졌다고 판단하기보다는 오히려 한·EU FTA에서 논의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허원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