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계천에 물을 지속적으로 공급하기 위해서는 얼마나 많은 전력이 필요할까.’
복원된 청계천에 물을 끌어올리기 위해 사용하는 하루 전력량이 일반 가정 3000가구 사용량과 맞먹는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청계천 물을 위해 너무 과다한 전력을 사용한다는 비판도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9일 서울시 ‘서울 친환경 에너지 선언’ 자료에 따르면 청계천에 흐르는 물을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전력은 하루 3만3000kWh다. 청계천에 흐르는 물을 유지하기 위해 하루 필요한 전력량이 정확히 제시되긴 이번이 처음이다.
시는 지난 2일 준공한 ‘청계천 용수용 태양광 발전시설’ 건설로 환경친화적인 에너지 공급이라는 새로운 모델을 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시는 이 청계천 태양광 발전시설의 전기생산능력(1200kWh)이 약 100가구 사용하는 전력량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청계천 유지용수에 필요한 전력은 2750가구의 전기량과 맞먹는 것이다.
한국전력은 청계천에 필요한 전력량에 대해 정확한 수치를 제시하진 않았다. 다만 한 가구가 한달에 보통 300kWh를 쓴다고 했다. 따라서 하루 사용량은 10kWh정도. 계산하면 청계천 유지용수에 필요한 하루 전력량은 3300가구가 사용하는 양과 같다.
시와 한전의 전력량 계산 결과를 종합하면 청계천 용수 유지에 필요한 전력은 대략 3000가구의 전력 사용량과 맞먹는 셈이 된다.
비용은 얼마나 될까. 한전에 따르면 일반용 판매단가로 1kWh당 97원이다. 따라서 하루 기준 320만원, 1년치로는 11억7000만원정도 전기료가 들어가는 셈이다. 물론 변수는 있다. 한전 관계자는 “전기 사용금액은 계약 종류, 계절, 시간, 사용량 등에 따라 집계되기 때문에 꼭 그렇게 보긴 힘들다고 말했다”고 말했다.
현재 청계천에 1년 365일 물이 흐르게 하기 위해서 한강물을 자양취수장에서 취수해 대형 모터로 청계천 시작지점인 뚝도정수장으로 끌어올려 보내는 작업을 거친다. 이를 위해 150마력짜리 대형 모터펌프 4대와 대형변압기가 쉴 새 없이 돌아가야 한다.
시는 “이 모터가 돌아가는 데만 1년엔 8억7000만원이 들어가며, 다른 전기료 및 인건비 등을 포함해 연간 18억원이 든다”고 밝힌바 있다.
이 같은 과다한 전력량 사용은 그동안 청계천이 환경을 고려한 개발이라고 내세우는 것과 배치되는 것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청계천을 자연생태 환경을 살리는 쪽의 장기적 계획을 개발이 아니라 과다한 전력량 사용, 한강물 정수 과정에서 피할 수 없는 약품 사용 등으로 친환경적이 아니라 환경파괴적이라는 비판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홍성태 상지대학교 교수는 “청계천이 역사와 자연을 복원했다고 하지만 사실상 거대한 시멘트 옹벽과 비닐 바닥으로 설치된 ‘시멘트 연못’일 뿐”이라면서 “장기적으로 청계천에 흘러드는 각종 지류들을 되살리는 것과 원래 청계천을 이루고 있던 둑이며 둔치며 바닥을 되살리는 일이 돼야 했다”고 주장했다.
/jumpcut@fnnews.com 박일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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