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신축빌라로 이사 온 이선우씨(36)는 요즘 인터넷 하는 재미에 푹 빠졌다. 최대속도 100메가급 초고속인터넷을 깐 후엔 온라인게임을 하거나 실시간 동영상을 보다 끊기거나 먹통이 돼 속터지는 일이 없어졌다. 무엇보다 다운로드 속도가 환상적이다. 4메가바이트(MB)짜리 MP3 음악 3곡을 내려받는데는 1초면 끝난다. 800MB 영화 한편 다운로드도 1분이면 충분하다.
다운로드 중 다른 인터넷서핑을 해도 된다. 이전엔 다운로드가 끝날 때까지 기다려야 했다. 이뿐 아니라 주문형비디오(VOD)방식의 TV포털도 함께 가입해 원하는 시간에 마음껏 영화, 드라마를 즐기고 있다.
■광랜 가입자 올해 600만명 넘을 듯
이처럼 100메가급 광랜서비스가 빠르게 확산되면서 이용자들은 예전과 다른 ‘속도의 쾌감’을 만끽하고 있다. 100메가급 광랜은 최대속도 100Mbps(1초에 100메가비트 전송)를 지원한다. 전송속도가 2∼8Mbps인 기존의 구리선을 사용하는 초고속인터넷보다 데이터 전송속도가 최대 50배 정도 빠른 셈이다.
이 때문에 VOD방식의 TV포털을 실시간 재생해 볼 수 있다. 이르면 연내 상용화되는 인터넷(IP)TV와 같은 대용량 멀티미디어 서비스도 끊김없이 즐길 수 있다. 또 고화질의 대용량 동영상 화일 전송시간도 대폭 짧아져 여행가서 촬영한 동영상도 몇 초 안에 볼 수 있다.
광랜 가입자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국내 전체 광랜 이용자는 2월 말 현재 총 379만명이다. 지난해 1월(173만명)에 비해 2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올해 말까지 광랜가입자가 600만명을 돌파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전체 초고속인터넷 이용자(1415만명)의 40% 수준에 달한다.
■업체별 요금·기술방식 달라
주택지역에서 100메가급을 지원하는 기술방식은 KT와 하나로텔레콤이 다르다.
KT는 주택지역에 댁내광가입자망(FTTH·fiber to the home) 방식으로 100메가급 서비스를 제공한다. 광케이블망을 각 가정까지 바로 연결하는 방식이다. 최대 20㎞ 거리까지 고품질의 멀티미디어 서비스를 안정적으로 지원한다. 광케이블끼리 연결하는 종단 장치만 바꾸면 기가급 속도도 가능하다.
하나로텔레콤은 주택지역에 ETTH(Ethernet to The Home)방식으로 100메가급을 지원한다. 기존의 광동축혼합망(HFC)을 그대로 이용하는 ETTH는 주택 근처까지만 광케이블이 깔리고 집안에는 랜선으로 연결된다. 그러나 현재 ETTH로 서비스가 되는 지역은 많지 않다. 업로드는 최대 30메가급으로 낮은 편이다.
서비스 요금은 최대 월 1만원가량 차이가 난다.
KT는 최근 요금제를 속도별로 바꾸면서 100메가급 상품은 2종(아파트용, 주택용)으로 구분했다. 아파트용 광랜상품(엔토피아)는 월 기본료 3만6000원(무약정), 주택지역 FTTH(메가패스 스폐셜)는 월 이용료가 4만원(무약정)이다.
FTTH 설치 여부는 KT 콜센터(국번없이 100번)에 문의하면 된다. 자기 지역에 광케이블이 설치돼 있으면 가입할 수 있다.
하나로텔레콤의 월이용료는 3만3000원(무약정)이다. 만일 ‘하나세트(인터넷+전화+하나TV)’로 가입할 경우엔 요금이 각각 20% 할인돼 비교적 저렴하다.
LG파워콤은 현재 아파트에만 100메가 광랜을 제공한다. 요금은 3만3000원(무약정)이다.
■치열한 광랜 마케팅전쟁
초고속인터넷업체들의 100메가 광랜 마케팅경쟁도 뜨겁다.
KT는 ‘100% 최고의 품질보장’을 내세우며 가입자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현재 FTTH 가입자는 20만가구를 넘었으며 올해 안에 114만가구로 늘릴 계획이다.
하나로텔레콤도 올해 안에 100메가 광랜 가입자 목표를 156만명으로 잡았다. 이를 위해 자가망 HFC 지역엔 연말까지 100% 100Mbps급 망으로 고도화할 계획이다.
광랜경쟁을 촉발한 LG파워콤도 아파트지역을 중심으로 올해 가입자 200만명 확보에 나선다. 주택지역도 100메가 서비스를 위해 현재 기술방식 등을 구체적으로 검토 중이다.
/skjung@fnnews.com 정상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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