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산업의 뿌리 제조업] 한국-‘온리 원’기업 ②성남기업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7.04.24 16:37

수정 2014.11.06 03:12


성남기업은 72년 동안 오로지 ‘문, 창문, 창문틀’ 등 목재 창호만을 제조해 온 전문기업이다.

불국사 복원 공사, 현대조선의 첫 수주작인 그리스 대형선박 건조, 청와대 본관 공사 등에서 창호 작업을 수행한 실적에서 보듯 성남기업은 ‘전통과 첨단 기술’을 공유하는 기업이다.

매년 대형 건설사의 아파트 공사에 참여하고 있는 이 회사는 목재 창호 생산 및 설치 사업만으로 지난해 35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창업 80주년이 되는 2015년 매출 1000억원 달성이라는 목표를 세우고 현재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인천시 석남동 목재단지에 있는 성남기업은 국내 최고의 창호 제조사라는 이름표 외에도 가업승계 회사로 잘 알려져 있다.

1대 창업주를 거쳐 현재 2세 경영인 체제 아래 3대째 경영승계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성남기업은 일제 식민지 시기였던 1935년 당시 경성(서울)지역에서 ‘이태원의 목수 명장’으로 유명했던 김태옥 창업주(작고)가 국내의 내로라는 목공 기술자들을 모아 문을 연 목공소에서 출발했다.

8·15 해방과 이후 사회의 격변기를 거치면서 착실히 규모를 키워오던 성남기업은 창업주의 아들인 현재의 김강배 사장(67)이 1966년 가업을 이어받아 2세 경영에 나서면서 본격적으로 기업의 면모를 갖춰 나갔다.

70년대부터 국내에 아파트 건설 붐이 일자 성남기업은 당시 웬만한 아파트들의 창호를 설치하면서 성장하기 시작했다. 이를 계기로 소규모 가내 수공업 체제에서 대규모 기계생산 체제로 전환했다.

김강배 사장은 경영권 승계 직전에 매출 4억원, 직원 60여명이었던 회사 규모를 현재 300억원이 넘는 매출, 240여명의 직원, 90여개 협력사를 보유한 튼튼한 기업으로 키웠다.

이는 최근까지 대한전문건설협회(인천시지회)로부터 실내건축 공사업 부문 대상, 98년부터 창호공사업종 부문 8년 연속 수주 대상, 대통령 표창 등을 수상한 이력에서 입증되고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성남기업을 돋보이게 하는 점은 목재 창호를 만드는 전통 제조기술의 전수와 양성이다.

3세 경영수업을 받고 있는 김현준 기획실장(34)은 “생산직 직원 115명 중 숙련공이 40%가량 차지하며 이 중 10년 이상 경력이 65%, 20년 이상 경력이 30% 된다”며 경험과 노하우가 축적된 회사의 기술력의 배경을 설명했다. 43년째 근무하고 있는 최영석 기술이사의 경우 성남기업의 ‘상징적 장인’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김 실장은 “아무리 기계가 발달됐다고 하지만 최종 마무리 작업은 숙련된 전문가의 손을 거쳐야 완성된다”며 목재 가공업의 특성상 장인 기술이 우선적이라고 강조했다.

회사는 자체적으로 창호 제조 명장을 배출하는 인재양성 교육 프로그램을 실시해 오고 있다. 사수와 부사수로 조를 이뤄 기술 및 노하우의 전수, 신기술 개발을 도제식으로 진행하고 있다.

김실장은 “아직까지 일부러 외부 기술자를 스카우트한 적이 없을 정도로 ‘성남의 기술자가 최고’라는 자부심을 경영진과 직원들이 모두 갖고 있다”고 자랑했다.

명장 프로그램은 단순히 인력 양성에 머물지 않고 현장의 기술적 개선사항이 반영된 기계장비 제작으로 발전했다.

우수 숙련공들이 제조 과정에서 느낀 기계적 보완 부분을 해결하기 위해 직접 제작에 나서 목재를 자동으로 자르는 재단기 등 11종의 기계장치를 만드는데 성공했다. 그 결과 종전의 3∼4단계에 이르는 생산공정을 한꺼번에 동시 처리함으로써 생산성을 높였다.

성남기업은 명장 프로그램을 내년 중에 사내 교본으로 만들어 체계적인 인재양성 시스템으로 강화, 발전시킬 계획이다.


또 창호 제품 브랜드인 ‘휴든(Huden)’의 신제품 개발에 주력하면서 같은 실내건축 분야인 도배, 장판, 인테리어 등 관련사업 제품 개발도 서두르고 있다. 연말께 목재 관련 소재를 출시할 예정이다.


한편, 김현준 실장은 최근 가업승계기업 활성화 움직임과 관련, “2, 3세 대물림 경영이라는 인식의 수준을 넘어 전통과 기업가치의 계승이란 측면에서 이해해 주면 좋겠다”며 “가족기업이 발달한 선진국처럼 국내에도 가업 승계기업이 더 많이 나오고 성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jinulee@fnnews.com 이진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