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이 정치권의 대선후보 외부영입 움직임과 지역주의 정치를 맹비난했다. 전날 공천비리와 관련,한나라당을 거세게 몰아부친 데 이어 정치권을 정조준한 전방위 공격이다.
노 대통령은 2일 청와대 브리핑에 올린 ‘정치 이렇게 가선 안됩니다’란 글을 통해 “여야의 질서,가치와 신념에 대한 믿음,정치신의에 따른 도리,국가와 국민에 대한 최소한의 책임 등이 모두 실종된 느낌”이라면서 “오로지 대선승리와 국회의원 선거만을 계산한 얄팍한 처신이 정치판을 지배하는 것처럼 보인다”고 비판했다.
노 대통령은 먼저 “(지도자는) 나라를 위해 이루고자 하는 간절한 소망이 무엇이고 어떻게 이룰 것인지를 분명하게 밝혀 국민의 선택을 받아야 한다”며 대선 주자들의 소신과 정책부재를 지적했다.
노 대통령은 또 “잘못한 일은 솔직히 밝히고 남의 재산을 빼앗아 깔고 앉아 있는 것이 있으면 돌려주고 국민의 지지를 호소해야 한다”고 말해 특정정당의 특정 대선주자를 겨냥했다.
노 대통령은 이어 “대통령의 낮은 인기를 바탕으로 덕을 본 사람도 있었고, 너도나도 대통령을 몰아붙이면 지지가 올라갈 것이라고 생각,대통령 흔들기에 몰두한 사람들도 있었다”면서 “반사 이익만으로 정치하려고 해선 안된다”고 열린우리당내 특정후보에 대한 반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노 대통령은 이와 함께 “대통령이 되고자 하는 분은 정당에 들어가야 한다”면서 “먼저 (당에서)헌신해서 기여하고 이를 축적해 지도자의 자격을 만들어가야 한다”고 주장했다.거저 먹으려거나 무임승차해서는 안된다는 직설적 표현이다.
노 대통령은 또 “여러 당이 통합해 자리를 정리해놓고 모시러 오기를 기다리는 것은 지도자가 되고자 하는 사람의 자세가 아니다”면서 “오늘날 민주주의에 삼고초려같은 것은 없다”고 못박았다. 이는 고건 전총리나 이틀전 대선 불출마를 선언한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을 염두에 둔 발언이라고 할 수 있다.
노 대통령은 4·25재보권선거 결과를 ‘한나라당 참패’로 부르는데 대해 납득하기 어렵다는 뜻을 밝히고 “오히려 열린우리당의 사실상 패배라는 측면이 간과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대의도 없고 실속도 없이 민주당 등과 연대했다가 참패한 것이 정치적으로 더 큰 패배라는 따가운 질책이다.
특히 노 대통령은 “열린우리당은 지역간 대결을 극복하고 전국에서 경쟁하는 정치를 하자는 뜻으로 세운 정당”이라면서 “창당때의 대의와 결단에 비춰보면 너무나 참담한 모습”이라고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노 대통령은 “지역주의에 기대려는 정치는 상생과 통합이 아니라 대결과 분열의 정치이며 민주주의를 후퇴시킨다”고 전제한 뒤 “나라와 국민의 미래를 위한 책임있는 행동보다 당부터 깨고 보자는 것은 창조가 아니라 파괴의 정치”라며 옛 여권의 통합신당론자들을 직설적으로 비난했다./csky@fnnews.com차상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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