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사의 주식을 취득한 이후 경영진에 각종 주가부양책을 요구하는 신종 ‘그린메일러(Green mailer)’가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신종 그린메일러들은 겉으로는 기업지배구조 개선을 통한 주가부양을 내세우지만 실제론 주가를 끌어올린 후 차익실현에 나설 것이란 분석이 많아 상장사들은 이들의 요구에 수용할지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이들은 지분 취득 후 회사에 접촉, 각종 주가 부양책을 요구하고 있지만 회사측에 주식을 비싼 값에 되파는 것이 아니어서 기존의 ‘그린메일러’와는 다소 차이가 있다. ▶관련기사 21면
3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코스피 상장사인 한국석유와 대동공업, 코스닥상장사인 대동금속 주식을 대거 매입한 사모펀드 및 개인투자자들이 액면분할이나 무상증자, 주가 재평가를 줄기차게 요구하면서 경영진을 압박하고 있다.
이들은 일정액수 이상의 자금을 가진 개인들이 모여 사모펀드를 만들어 투자를 하고 있다.
다만 투자 대상 기업을 선정하기 전, 과거 투자경험과 분석을 토대로 주가가 저평가돼 있다고 판단되면 주식 매입 후 주가가 재평가되기를 기다린다. 이 과정에서 상장사의 경영진과 접촉, 적극적인 요구사항을 전달한다. 이후 원하는 수익률이 되면 주식 정리에 나선다.
이들의 요구를 받아들이기 위해서는 자사주 매입-무상증자 실시 등 사내 재원을 활용해야 하는데 그럴 경우 투자여력이 소진될 것으로 우려된다. 요구를 거부할 경우 지분 추가취득을 통한 경영권 확보에 나설 것으로 예상돼 상장사들은 딜레마에 빠졌다.
대개 타깃이 된 상장사들은 시가총액이 낮은 기업들로 그동안 주가 관리에 나서지 않는 등 보수적인 경영스타일을 유지한다는 특징이 있다.
또한 기업 실적이 양호하며 상장사의 보유 부동산이 많아 주가순자산비율(PBR)이 1배 미만의 기업들도 타깃으로 정해 당장 청산되더라도 청산가치가 현재 주가보다 높은 수준이어서 이들이 짊어질 리스크를 낮춘다.
대신증권 구희진 리서치센터장은 “상장을 통해 운영 자금을 조달했지만 주주 권익에 무관심한 기업이라는 공통점이 있어 주주가치 재고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하지만 투자자 개인들이 투자 수익에만 치우치면 장기적인 기업의 경영 전략 훼손이 우려돼 선의의 피해자도 생길 수 있다는 점이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hu@fnnews.com 김재후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