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건강

여성의 적 ‘자궁근종’…생리 많을땐 의심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7.05.07 15:23

수정 2014.11.06 01:27


자궁근종은 여성 자궁에 생기는 가장 흔한 양성 종양이다. 좁쌀만한 종양이 있는 여성까지 포함하면 70%가량이 자궁근종을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 질환은 40대 여성이 50%로 가장 많이 생긴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자궁근종의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으며 백인보다는 흑인이 3∼9배가량 많이 발생한다. 흔히 폐경 후에 감소하기 때문에 호르몬이 반응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자궁근종은 정기 검진이 필수

자궁근종은 생기는 위치에 따라 자궁 밖으로 돌출되는 모양의 장막하근종, 자궁근육 내에 생기는 근종, 자궁강으로 돌출하는 양상인 점막하근종 등 3가지로 나뉜다. 하지만 자궁근종이 있다고 모두 제거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보통 월경 과다, 생리통, 골반통, 배뇨장애, 변비, 불임의 원인 등 증상이 있거나 임신과 관련된 문제가 생기거나 크기가 크면 제거해야 한다. 증상이 없다면 치료하지 않아도 되지만 자궁근종의 0.4∼0.8%는 암으로 변할 수 있어 정기적인 검진이 필요하다.

치료는 크게 자궁을 들어내는 수술과 자궁을 남기고 근종만 떼어내는 수술로 나눌 수 있다. 가장 확실한 치료는 자궁을 들어내는 자궁 적출술이다. 자궁이 제거되므로 자궁근종을 100% 완치할 수 있으며 재발도 없다. 또 자궁 적축술은 복식과 질식으로 나뉜다. 복식은 말 그대로 배를 열거나 배 위에 3∼4개의 구멍을 뚫는 복강경 수술을 말한다. 질식은 여성의 질을 통해 수술하는 방법이다. 하지만 수술이 부담된다면 자궁근종색전술을 하는 방법도 있다.

■비수술요법 자궁근종색전술

원래 자궁근종색전술은 출산 후 심한 출혈이 있으면 지혈하는 목적으로 시행됐다. 이 시술은 자궁근종에 공급되는 피를 차단해 근종을 퇴화시키는 방법이다. 근종은 피를 공급받아야 크기도 커지고 수명도 연장할 수 있기 때문에 이를 차단해 버리는 것이다. 그러면 자궁근종의 크기가 눈에 띄게 줄어든다.

시술 방법은 대퇴부를 국소 마취한 후 직경 약 1∼2㎜의 미세한 관을 대퇴동맥을 통해 자궁동맥까지 접근시킨다. 이후 모래보다 작은 색전 입자로 혈관을 막는다. 시술 시간은 대개 1시간가량이며 전신마취가 필요 없다.

하지만 자궁근종색전술은 근종이 있다고 해서 모두 받을 수 없다. 자궁근종색전술은 근종 자체를 제거할 수 없고 크기만 줄이는 수술이기 때문이다. 실제 근종의 크기 감소는 원래 크기의 70% 미만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최근엔 자궁근종색전술이 임신을 방해하지 않는다는 결과가 보고되고 있어 미혼여성이나 임신을 계획하는 여성에 적합하다. 또 전신마취와 개복술이 필요 없어 이에 따른 합병증이 매우 적고 출혈도 거의 없다는 게 장점이다. 입원 기간도 2∼3일로 짧다. 하지만 이 수술을 받은 85% 이상의 환자가 복부 통증을 호소한다. 이는 갑자기 동맥을 막아버렸기 때문에 피를 공급받지 못해 오는 괴사성 통증이다. 시술 후 1∼2일 통증이 지속된다.

건국대병원 영상의학과 박상우 교수는 “색전술은 근종을 떼어내는 것이 아니므로 재발률이 높다는 게 단점”이라며 “하지만 비수술요법으로 자궁을 보존하려는 사람에게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수술한다면 질식법도 고려

국내에서는 아직까지 개복 수술이나 복강경수술이 많이 사용된다. 하지만 최근에는 몇몇 대학병원에서 질식법을 많이 이용하고 있다. 질을 통해 자궁근종을 제거하는 질식 자궁적출술이나 질식 자궁근종절제술은 수술 후 흉터가 전혀 없다는 게 장점이다. 또 입원 기간이 짧아 회복이 빠르고 병원비도 적게 든다. 특히 환자가 복부비만이 심해 배에 구멍을 내기 힘든 경우나 심장질환 등 전신 상태가 좋지 않아도 국소마취로 시술할 수 있다.

건국대 산부인과 김수녕 교수는 “이 수술법은 의사의 숙련도가 가장 관건”이라며 “보통 자궁이 임신 12주 이하의 크기로 골반 아래쪽에 있을 때 시술하지만 수술이 숙련된 경우에는 그 이상의 크기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반드시 자궁을 들어내야 하는 경우도 있다. 근종으로 인해 자궁의 크기가 임신 4개월가량으로 커졌거나 근종의 개수가 100여개 정도로 떼어낼 수 없을 만큼 많다면 적출술을 시행해야 한다.

이 경우 수술로 자궁을 들어내면 여성을 잃어버린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이는 근거 없는 얘기다. 자궁은 아기를 낳을 때 이외에는 아무런 기능을 하지 않으므로 수술로 인해 힘이 없다거나 성생활에 장애를 준다거나 여성 기능이 나빠지는 경우는 없다. 예전에 자궁 적출을 하면서 난관까지 떼어냈기 때문에 오해가 생긴 것이다.
요즘은 난관은 그대로 살리고 자궁만 떼어낸다. 여성호르몬 생산은 난소에서만 이뤄지므로 갱년기가 올 때까지 여성호르몬 분비 기능은 유지된다.
자궁이 없어진 자리는 다른 장기로 채워지게 되므로 뱃속이 빈다든가 하는 일은 없다.

/pompom@fnnews.com 정명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