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칼럼 기고

[특별기고] 中企정책 새 패러다임 ‘협업’/나도성 중소기업청 차장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7.05.07 17:06

수정 2014.11.06 01:25

전세계적으로 국경을 허무는 기업 활동이 활발하다. 상품·서비스·자본 등의 이동이 자유로워져 국내 중소기업의 활동 무대도 지구촌 곳곳으로 넓어지고 있다.

그러나 시장 진출의 속도 못지 않게 산업기술의 급속한 발전은 제품 수명 주기의 단축화를 불러와 아무리 기술력이 우수한 중소기업이라도 제품이 적기에 시장에 나오지 않으면 물거품이 되는 경우가 더욱 빈번해지고 있다.

중소기업을 둘러싼 국내외 경영환경의 변화는 기업의 전문화와 대형화를 요구하고 있다. 자금·인력·조직 등의 역량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중소기업이 전 사업 영역을 단독으로 수행하기란 더욱 어려워지고 있는 게 현실이다.



중소기업간 전문기능을 연계하는 협업은 이러한 중소기업의 고민을 해결해 줄 수 있는 매우 중요한 전략적 수단으로 인식되고 있다. 중소기업들은 각자가 보유하고 있는 핵심역량을 중심으로 전문화를 추진하면서 상호보완 기능을 보유한 기업과 역할 분담을 통해 최적의 투자로 위험을 분산시켜야만 치열한 국제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

미국의 공동연구개발·공동생산법, 이탈리아의 중소기업 네트워크지원 프로그램 등 주요 선진국의 협업지원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선진국들은 오래 전부터 기업간 전략적 제휴와 협업 촉진 프로그램을 도입해 중소기업들이 네트워크를 구축해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왔다.

이웃나라 일본도 중소기업 협업 지원을 강화하기 위해 지난 2005년 ‘중소기업 신사업 활동 촉진법’을 제정하고 118개의 협업 컨소시엄 구성을 지원했으며 협업 컨소시엄에 자금융자·세제 등의 다양한 지원정책을 추진함으로써 일본 중소기업들은 새로운 도약의 기회를 맞고 있다.

우리나라의 협업은 2004년부터 민간을 중심으로 자율로 추진돼 26개 정도의 협업 컨소시엄을 구성, 운영하는 등 활동이 미약했다. 한 연구개발(R&D) 전문기업이 평판형 위성방송 수신안테나에 대해 제조·구매·물류 전문기업들과 협업으로 매출증대, 원가절감, 양산시스템 구축, 마케팅 집중에 따른 수출확대 등의 성과를 얻은 것처럼 민간 자율의 협업 성공 사례가 있다. 이는 협업을 통한 사업의 분업화와 전문화가 기업의 경쟁력 강화에 얼마나 중요하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일깨워 주는 좋은 선례다.

국내 중소기업들도 협업에 대한 관심이 고조됨에 따라 중소기업청은 중소기업간 협업 활성화를 위한 제도적 근거를 지난 1월에 마련했다. 협업지원 네트워크 구축, 협업 인식 제고 등 중소기업간 협업 활성화를 위한 여건 조성에 주력함은 물론, 적합한 기업과의 협업 컨소시엄 구성 등을 위한 컨설팅 및 협업생산에 소요되는 시설자금, 운전자금 융자 지원사업을 올해에 역점을 두고 추진하고 있다.

동시에 지역별로 민간 자율의 ‘지방협업기업협의회’ 구성을 유도하고 중소기업진흥공단, 기술보증기금, 신용보증기금 등 중소기업 지원 유관기관으로 구성된 ‘중소기업 협업지원위원회’와 유기적인 관계를 구축하는 등 중소기업간 협업 활성화를 위한 인프라를 지속적으로 확충해 나갈 계획이다.

중소기업간 협업이 활성화되면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 증대, 중국·인도 등 신흥공업국의 급성장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국내 중소기업의 경쟁력 강화에 크게 기여할 것이다. 또 최근 타결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라 미국의 R&D, 마케팅 전문기업과 국내 중소기업간 협업을 통한 미국시장 진출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중기청은 올해 첫 시행하는 중소기업간 협업지원 사업이 정착될 경우, 중소기업 지원정책을 개별 중소기업에서 협업체 지원 중심으로 정책 패러다임을 전환하고 다른 부처 관련시책과 연계하는 방안 등을 적극 마련할 계획이다. 또 해마다 생산부문 핵심역량을 보유한 100개사의 협업 구성을 지원해 오는 2012년까지 500개 중소기업을 생산성 혁신기업으로 집중 육성할 계획이다.


속담에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라는 말이 있다. 중소기업과 정부가 힘을 합쳐 협업을 통한 핵심역량 강화에 매진하여 머지않은 장래에 국내 중소기업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여 세계 속에 우뚝 서 있는 모습을 그려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