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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 증가에도, 분배는 갈수록 악화… 왜?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7.05.09 16:25

수정 2014.11.06 01:04

통계청이 발표한 2007년 1·4분기 가계수지 동향은 소득과 소비가 다소 살아나는 가운데 분배는 오히려 악화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는 고소득층에 비해 저소득층의 소득 증가 속도가 더딘데다 주거비와 교통비등 꼭 써야하는 소비지출과 조세와 사회보험료 등 비소비지출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저소득층 적자 규모 증가...분배 사상 최악

올해 1·4분기 전국가구의 가계수지 동향의 특징은 소득·소비의 개선모습에도 분배 사정은 오히려 악화됐다는 것이다.

상위 20% 가구의 평균소득이 하위 20% 가구의 몇 배인지를 보여주는 소득 5분위배율은 올해 1·4분기 8.40배로 지난해 1·4분기(8.36배) 보다 높아졌다. 이는 가계수지통계 작성이 전국가구로 확대된 2003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전국가구 가운데 도시근로자 가구만 따져봐도 소득 5분위 배율은 5.95배로 전년동기(5.80)배에 비해 악화되면서 소득불균형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분배 악화는 저소득층보다 고소득층의 소득 증가속도가 상대적으로 더 빠르기 때문에 나타난 현상으로 전국가구 중 1분위의 소득은 1.4분기 7.7% 증가했지만 5분위는 같은 기간 8.2% 늘었다.

또한 소비지출 중 꼭 써야하는 주거비와 교통·통신비 지출이 크게 늘어나고 세금·공적연금·사회보험료가 빠르게 증가한 점도 고소득층보다는 저소득층에게 더 큰 부담을 지운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1·4분기 중 소득 1분위는 처분가능소득보다 소비지출이 많아 월 평균 40만8000원 적자를 기록했고 2분위 역시 1만7000원 적자였다. 그러나 3분위는 35만8000원, 4분위는 68만4000원의 각각 흑자를 보였고 5분위는 매달 평균 601만원의 흑자를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1·4분기 적자가구의 비율은 30.9%로 지난해 1.4분기 31.8%보다 0.9%포인트 내려갔다.

이에 대해 최연옥 통계청 사회복지통계과장은 “상여금 지급 등으로 1·4분기 소득이 많이늘었고 소비지출도 양호한 증가세를 보였지만 분배 측면에서는 저소득층보다 고소득층의 소득이 더 빨리 늘어나면서 격차가 오히려 더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재경부 관계자도 “세계화와 정보화 등의 영향으로 금융보험업 등 고임급 업종의 임금상승률이 더 높은 상황이 지속되고 성과급 확산 등으로 업종내에서도 임금격차가 확대되는 추세가 반영된 것”이라고 풀이했다.

■주거비와 세금도 급증

올해 1·4분기 전국가구의 소비지출은 229만8000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2% 늘어난 가운데 월세와 주택수리비 등을 포함하는 주거비 지출이 무려 10.9% 늘어났다. 보건의료비 지출 증가율도 13.0%로 지난 2005년 1·4분기(3.6%) 보다 증가 폭이 크게확대됐으며 공공요금 인상의 영향으로 교통통신비 지출도 10.4% 급증했다.

그러나 식료품(0.4%)과 광열수도(-5.3%), 교양오락(1.7%) 지출 부담은 크게 늘지않거나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1·4분기 비소비지출은 세금·사회보험료 지출이 크게 늘어나면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3% 증가한 40만6000원으로 집계됐다.

소득세와 재산세, 자동차세 등을 포함하는 조세 부담은 지난해 1·4분기 가구당 6만4400원에서 올해 1·4분기에는 7만5400원으로 무려 17.1%나 올랐고, 사회보험료 지출도 같은 기간 5만9600원에서 6만4800원으로 8.7% 늘어났다.


LG경제연구원 송태정 연구위원은 “1·4분기 가구 소득이 많이 늘어났지만 세금·사회보험료 등 비소비지출이 빠르게 증가하면서 늘어난 소득이 소비로 연결되지 못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ck7024@fnnews.com 홍창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