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최대주주 가는데 사외이사 따라간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7.05.09 19:02

수정 2014.11.06 01:01



올들어 대표이사나 최대주주가 변경되면 동시에 사외이사도 따라 사임하는 코스피 상장사가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초 이후 대표이사나 최대주주가 변경된 기업중 임기가 남은 사외이사가 사임하거나 해임된 경우는 21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배 이상 증가했다. 특히 경영권 분쟁이 진행되는 도중 사외이사가 해임된 경우도 있어 외부인으로서 독립적으로 경영을 감시하라는 사외이사 제도가 대표이사나 최대주주의 ‘자기사람 심기’ 제도로 전락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대표이사 따라 사외이사 중도 퇴임

씨앤우방은 지난 3월28일 대표이사가 변경됐다. 같은 날 이 회사 홍순호 사외이사가 일신상의 이유로 사임했다.

홍씨의 임기는 오는 2009년 3월까지다. 씨앤상선도 대표이사가 변경된 같은 달 23일 김강연 사외이사도 중도퇴임했다. 역시 임기를 1년여 남은 상태였다.

C&그룹 관계자는 “사외이사의 노하우를 기업이 보다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임기를 1년씩 유지하기 위해 이뤄진 것”이라고 했다.

한국타이어는 지난 3월16일 대표이사가 바뀐지 한달 만인 지난 4월16일 최동규 사외이사가 중도퇴임했다. 공동대표이사 체제로 바뀌는 브릿지증권의 경우 지난달 20일 임기를 2년여 남겨 놓은 상황에서 신종환 사외이사가 일신상의 이유로 자리를 물러났다. 임기는 2009년까지였다.

이밖에 캠브리지, ACTS, 대유디엠씨, 톰보이, 두산건설, 케이이씨, 에스와이, 현대금속 등이 올들어 대표이사가 바뀌자 사외이사도 따라 사임했다.

■최대주주 바뀌자 사외이사도 변경

경영권이 넘어가면서 사외이사도 전 경영진과 함께 자리에서 물러나는 경우도 많았다.

지난 3월28일 경영권이 안용태 현 대표이사로 넘어간 비티아이는 박종현,이승태, 이상윤 사외이사 3명이 모두 이튿날인 30일 일신상의 이유로 중도퇴임했다.

같은 달 27일 최대주주가 대원GSI에서 CMH홀딩스로 변경된 세안도 임기가 3년여 남은 최남수 사외이사가 이튿날인 29일 자리에서 물러났고 같은달 16일 유상증자 참여로 지분 13.82%를 취득하며 프라임개발이 주요 주주로 등록된 프라임엔터테인먼트 역시 지난달 5일 신상석, 정태명 등 2명의 사외이사가 자리에서 사임했다.

자사주를 한진에너지로 넘긴 S-OiL도 지난 3월28일 장석환, Monico V Jacob 등 2명의 사외이사가 함께 중도 퇴임했고 이외에 남선알미늄과 세신도 최대주주가 바뀌면서 올들어 임기가 남은 사외이사들이 사임했다.

S-OiL 관계자는 “당시 이사회에서 18명의 이사가 새로운 경영체제 출범과 동시에 12명으로 재조정되면서 사외이사도 함께 물러났다”고 설명했다.

■경영권 분쟁 기업, 사외이사도 수시로 바뀌어

경영권 분쟁을 빚었던 기업의 경우 분쟁 도중 사외이사가 그만 두는 경우도 있었다.

지난해부터 줄곧 경영권 분쟁으로 법적 다툼을 벌이고 있는 아인스는 그동안 몇번의 대표이사 변경도중 지난달 2일 이 회사 윤종남 사외이사가 자리에서 물러났다. 이 사외이사의 임기는 2009년 2월까지였다.

부자간 경영권 분쟁이 일었던 동아제약도 강신호 회장과 강문석 수석무역대표간 경영권 분쟁이 한창인 지난 2월2일 이 회사 오금석 사외이사는 임기를 2년여 남긴 상태에서 그만뒀다.


동아제약 관계자는 “개인적으로 업무도 바빴고 퇴임한 사외이사가 속해 있는 법무법인에 동아제약이 의뢰하는 일이 증가해 그만뒀다”며 “이후 경영권 분쟁과 관련해서 그 법무법인으로 일을 의뢰한 것도 이유”라고 했다.

때문에 외부 인사가 회사 경영을 감시하라고 만든 사외이사제도가 대표이사나 경영권의 이동과 자리를 같이 하면서 결국 ‘자기사람 앉히기’제도로 전락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 김선웅 소장은 “결국 이같은 현상은 경영진과 사외이사가 인맥을 통해 선임되고 움직이는 ‘공동운명체’라는 사실을 보여준다”며 “이는 경영진을 투명하고 객관적으로 조언하고 감시하는 사외이사 제도가 유명무실해지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hu@fnnews.com 김재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