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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회 서울국제금융포럼] <5> 단 이 칭 캐피털 대표

이세경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7.05.09 19:04

수정 2014.11.06 01:01


“한국이 가진 뛰어난 기술력을 클린텍 사업에 활용해야 합니다.”

단이 칭 캐피털 대표는 한국이 클린텍에 대한 투자를 더욱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클린텍은 미래에 어떻게 사업을 지속하느냐와 미래에 어떻게 살아가는가 하는 생존에 관련된 문제이기 때문에 어느 국가, 어느 기업이나 꼭 거쳐야 하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단이 대표는 “환경에 대한 문제는 오늘 하건 내일 하건 언젠가는 해야 하는 일이다”라며 “한국은 아주 훌륭한 기술을 갖고 있는 나라이기 때문에 그 기술을 클린텍에 접목시키면 아주 훌륭한 클린텍 사업을 진행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조언했다,

중국의 클린텍 사업에 새로운 길을 연 단이 대표를 만나 한국 클린텍의 미래를 짚어봤다.

―클린텍이란 무엇인가.

▲클린텍은 산업 분야가 아니라 개념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어떤 기술을 어떻게 인지하는가와 관련된 것이다.
클린텍은 환경오염을 줄일 수 있는 것이다. 에너지를 절감할 수 있는 기술을 모두 포함한다. 환경 분야를 총망라한다 할 수 있다.

산업폐기물 처리, 배기가스부터 에너지 분야까지도 포함될 수 있다. 청정에너지 바이오매스, 발전 등 그린문명으로 청정교통수단을 도입, 지속 가능한 농업방식 등을 말한다. 클린텍 개념은 수년 간 점점 더 범위가 넓어져왔다. 생물로 분해 가능한 바이오테크와 같은 것뿐 아니라 에너지 세이빙이나 환경 안정성을 높여주는 물질도 모두 포함된다. 새롭게 개발된 물질 등 차세대 조명기구 등도 다 클린텍의 일부가 되고 있다.

―클린텍이 중요한 이유는.

▲중국 경제는 현재 연간 8∼10%를 달성, 에너지에 대한 높은 소비를 하고 있다. 하지만 수질오염, 대기오염, 산업폐기물 등 환경 문제가 미래성장의 발목을 잡고 있다. 석유 등 화석연료가 앞으로 200년 안에 고갈되고 천연자원도 고갈된다는 것도 어떻게 미래 사업이 지속 가능할 것인가에 대한 당면한 과제다. 현재 중국에서는 매일 200t에 달하는 폐수가 하수로 버려지고 있고 한 읍에 해당하는 면적이 사막화하고 있다. 생물의 다양성이 줄고 지구 온난화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특히 지구 온난화 문제가 심각하다. 지난 20여년 전부터 기온이 급격히 상승하며 허리케인, 태풍 등 여러 환경재난으로 큰 규모의 경제 손실이 발생하고 있다. 지구 온난화를 이끄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곡물 생산량 감소와 해충 문제로 이어져 많은 피해를 내고 있다. 국제 사회는 이미 환경 문제를 심각하게 깨닫고 있으며 유엔기후변화협약을 체결하고 교토의정서를 채택하는 등 조치를 세우기 시작했다. 클린텍은 앞으로 더 큰 화두로 등장하게 될 것이다.

―중국에 클린텍을 이끌게 된 계기는.

▲중국 펀드는 정보기술(IT)에만 주로 투자하고 있었다. 중국펀드 시장에 뛰어들면서 3∼5년 후를 생각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야 했다. 벤처캐피털(VC)은 다른 큰 펀드들과 다른 어떤 새로운 시장을 공략해야 하기 때문이다. 클린텍은 3∼5년 후 IT보다 그 중요성이 더 높아지고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중국은 투자 기회가 많아지면서 국내총생산(GDP) 성장도 빠르고 외국인 직접투자 금액도 증가, 아주 매력적인 시장으로 발전하고 있다. 하지만 성장의 이면에는 아주 심각한 환경 문제가 숨어 있다. 중국은 세계의 공장이면서 동시에 세계의 오염 발생지가 된 것이다. 전 세계에서 가장 심각하게 오염된 20개 중 16개가 중국 도시로 심각한 상황이 됐다. 환경비용도 높아지고 있다. GDP가 10% 성장하면 4∼6%는 환경오염 해결이나 폐기물 처리에 사용되고 있으며 환경문제 해결에 전체 GDP의 3∼4%가 투입된다. 성장률은 그럴듯하지만 결국 심각해지는 환경에 대한 부담은 차세대가 짊어져야 할 것이다. 또 다른 문제가 에너지 소비다. 중국의 높은 경제성장률이 엄청난 에너지 소비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중국이 연간 소비하는 석탄량은 24억t, 미국보다 많다. 중국 전체가 건설현장이 돼가면서 전 세계 시멘트 소비의 60%가 중국에서 사용된다. 앞으로 도시화가 더 진행되면 15∼20년 안에 전체 인구 20∼30%가 도시로 이주하게 될 것이다. 도시화로 연료와 전력에 대한 소비가 늘어나게 되면 상황은 더욱 심각해질 것이다.

―중국 정부의 역할은 무엇인가.

▲클린텍은 IT 시장과는 다르며 정부 정책이 주도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 현재 중국에서는 환경 문제 해결을 위해 최고 중앙당국과 정부가 적극 나서고 있다. 중국 정부는 환경이 심각한 문제임을 깨닫고 2008년에는 그린 올림픽을 첫번째 목표로 환경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올해부터 시행된 중국의 11차 5개년 계획의 상당 부분이 클린텍 사업과 연관돼 있다. 바이오, 지열 에너지 등에 3만㎿에 달하는 그린에너지 사업을 진행 중이며 재생가능한 비화석 연료시장, 태양열, 바이오 연료 등의 개발도 지원하고 있다. 또 중국의 풍부한 수자원을 이용해 2020년까지 93기가와트를 생산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중국에서는 재생가능한 에너지 법안이 2005년 2월에 발표, 2006년1월부터 발효됐다. 전체 에너지 중 10%가 재생가능한 에너지가 되도록 진행 중이며 2010년까지 15%는 재생가능 에너지에서 얻기를 바라고 있다.

―최근 환경에 관한 펀드가 생겨나고 있는데 중국은 어떤가.

▲중국에서는 아직 클린텍과 관련된 펀드가 거의 없다. 하지만 현재 중국 정부가 적극 나서고 있기 때문에 가까운 시일안에 최대 규모 클린텍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본다. 중국에서는 아직 IT에 대한 투자 비중이 높지만 북미지역과 유럽쪽에서는 클린텍이 3번째로 큰 VC가 돼가고 있다. 지난해 통계에 따르면 VC 자본 16%가 클린텍으로 투자됐다. 현재 차량 배기가스가 250억달러, 폐수처리 220억달러. 재생가능 에너지 투자시장도 기본적으로 10억달러 이상으로 시장 규모가 점차 커지고 있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환경과 자원에 대한 걱정을 하기 때문에 클린텍은 경기 요동이 큰 산업이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 확실성이 있다. 중국에서도 앞으로 클린텍과 관련된 펀드가 늘어날 것으로 확신한다. 일부는 100% 클린텍에 투자하겠지만 전체 기금 중 3분의 1을 투자하는 기금도 늘어날 것이다.

―한국은 해마다 봄이 되면 ‘황사’로 심각한 경제 손실이 발생한다. 이를 막기 위한 조치도 경제적 효율로 평가할 수 있나.

▲물론이다. 한국의 ‘황사’ 피해 규모는 7조원을 넘는다. 최근에는 황사를 막기 위해 중국 고비사막 지역에 방사림을 설치하는 사업이 시작된 것으로 알고 있다. 이같은 사업을 경제성과 연결시키자면 우선 자본을 투자해 피해 규모를 줄이고 발생하는 이득으로 시장성을 창출해야 한다. 황사는 한국뿐만 아니라 멀게는 일본 그리고 해양오염과도 직결된다. 국경을 넘어 발생되는 피해인 만큼 시장 규모는 넓다고 본다.

―교토 기후협약이 발효되면서 배출권도 이제는 경제적 거래수단으로 발전하고 있다. 하지만 문제점도 없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

▲배출권은 지난 1997년 교토 기후협약을 통해 지구 환경에 대한 경각심을 전했다. 당시만 해도 환경 문제는 대다수 국가와 기업에 사치스러운 문제였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배출권제도는 상당부분 환경을 보호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고 생각한다. 특히 탄소의 발생을 국가 차원에서 규제했다는 것은 매우 의미 있는 일이다. 다만 일각에서 지적한 대로 배출권이 시장에서 거래되면서 부국은 빈국으로부터 배출권을 사들여 경제규모를 넓히는 반면 빈국은 부국에 배출권을 팔아 경제 규모가 점차 줄어드는 경제 양극화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없지 않다. 그러나 개인적으로 배출권 제도의 큰 흐름은 변함없이 지켜져야 한다고 본다. 환경을 보호하는 유일한 국제적 공조이기 때문이다.

―현재 국내의 많은 중소기업이 트렌드만을 좇아 환경사업에 뛰어들며 문제가 되고 있는데.

▲중국도 같은 문제를 갖고 있다. 하지만 중국은 정부가 많은 지지를 하고 있기 때문에 안정적으로 정착하고 있다. 재생에너지는 개발에도 돈이 많이 들기 때문에 가격도 비싸다. 정책 없이는 진행하기 힘든 일이다. 한국의 호텔에서는 현재 빗이나 칫솔 등 소모품을 무료로 제공하는 것을 법으로 금지하고 있다고 들었다. 중국에서는 호텔이 28도 이상으로 실내 온도를 올릴 수 없도록 법으로 제한했다. 새로운 빌딩을 더 짓기 위해서는 에너지 절약책이 있어야 한다. 소비가 많아지면 더 많이 오염되기 때문이다. 이것이 정부의 역할이다.

―한국 클린텍에 대해 코멘트한다면.

▲한국은 VC에 굉장히 활동적인 나라다. 하지만 많은 돈이 미디어와 텔레콤에만 투자되고 있다. 더 많은 돈이 환경으로 가야 한다. 클린텍은 이미 아주 큰 수익을 돌려주고 있다. IT에 뒤지지 않는다. 환경에 대한 문제는 오늘 하건 내일 하건 언젠가는 해야 하는 일이다. 한국은 아주 훌륭한 기술을 갖고 있는 나라다. 기술력 역시 정부지원 만큼이나 클린텍에는 중요한 요소다. 한국이 그 기술을 접목시키면 아주 훌륭한 클린텍 사업을 진행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중국과 한국은 가까운 나라다. 중국과 일하면 큰돈을 벌 수 있고 필요한 자금을 중국에서 지원할 수도 있다. 한국 정부가 환경정책에 더 관심을 갖고 나서주길 바란다. 더 많은 환경펀드를 만들어 주길 바란다. 그래서 한국이 클린텍 사업을 넓히고 우리가 함께 일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클린텍 사업은 세계를 위한 일이다. 우리가 베이징 오염을 낮추기 위해 노력한다 할지라도 서울의 오염이 심각해지면 우리의 노력은 결국 무산된다. 이것이 이젠 전세계적인 문제가 되고 있다.

■단이 칭 벤처캐피털 대표는

단이 칭 벤처캐피털 대표는 중국 금융업계에 떠오르는 차세대 주자다. 중국 대외무역경제대학교(UIBE)를 졸업한 단이 대표는 1989년부터 미국 실리콘밸리에 위치한 투자사에서 12년 동안 근무하다가 2002년 중국으로 돌아와 칭 캐피털 매니지먼트사를 창립했다. 칭 캐피털은 현재 중국이 가진 유일한 클린테크 기업이다.

그는 2002년 중국환경펀드(CEF) 1호, 2004년에는 CEF 2호를 잇따라 출시, 성공을 거두면서 중국 클린텍 시장에서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단이 대표는 2002년 '중국에서 가장 의욕적인 벤처자본가', 2003년 '10대 벤처자본가'로 각각 선정됐다. 또 그는 2005년 클린텍벤처포럼으로부터 '파이오니어 어워드'를 수상했다.
현재 칭 캐피털 사장 겸 최고경영자다.

/sunysb@fnnews.com 장승철 이세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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