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조금만 와도 집마다 누수가 발생하고 벽은 균열돼 대형 차량이 지나가면 진동이 느껴질 만큼 안전문제가 심각합니다. 60년대 와우아파트 붕괴를 떠올리며 하루하루를 가슴조이며 살고 있어요.”
서울 화곡동의 제1복지아파트(화곡 7동 354의 52)는 지은 지 32년된 강서구에서 가장 오래된 아파트다. 얼핏 봐도 안전할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다.
주민들은 이러한 문제를 보완하기 위해 아파트운영자치회를 구성, 3년 주기로 건물보호 차원에서 수리보수를 하고 있으나 근본적인 대책을 찾지 못하고 있다. 얼마 전에는 재건축과 리모델링을 추진했다가 사업성에 가로막혀 좌절만 겪었다.
인근 김포공항 때문에 13층 고도제한에 묶여 사실상 용적률은 최대 200% 남짓이다. 그런데 여기에 소형 평형 의무제, 임대주택 의무비율 등 정부의 재건축 규제까지 더해지면서 이제는 아예 나서는 시공사가 없다.
리모델링을 하자니 건물이 하도 낡고 오래돼 가구당 1억원 정도의 자금이 필요한데 영세 서민들에게는 엄두도 못낼 돈이다. 재건축으로 주민 부담을 낮춰야 하지만 규제에 발목이 잡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
해당 구청도 복지아파트 재건축 방안을 모색하고 있지만 근본적으로 재건축 규제에 따른 낮은 사업성 때문에 공염불에 지나지 않는다. 이렇게 복지아파트처럼 30년 이상된 노후 아파트는 서울지역에만 약 3만가구에 달한다. 서울 전체 아파트 가구 수의 2% 수준이다. 그러나 정부의 재건축 규제에 노후 아파트 주민들의 생명은 안전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건물 안전진단 등을 통해 노후가 심한 아파트는 예외적으로 재건축 규제를 완화할 필요가 있다. 정부의 규제 일변도 정책 때문에 영세 서민들의 안전이 위협받는다면 서민을 위한 정책이 서민을 죽이는 정책이 될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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