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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멍구 유신CC,칭기즈칸이 누빈 대평원서 ‘황제골프’

정대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7.05.17 16:26

수정 2014.11.05 15:33



“칭기즈칸의 숨결을 느끼며 ‘황제골프’의 진수를 만끽한다.”

골프도 골프지만 최고 온도가 섭씨 22도인 여름 한낮엔 대양처럼 펼쳐지는 푸른 초원 위로 말을 타고 달리며 대제국 건설을 꿈꾸었던 테무친의 자취를 더듬어 본다. 저녁에는 모닥불 앞에 모여 앉아 열정적으로 노래하며 춤 추는 원주민들의 전통 가무를 감상한다. 거기다가 갓 구운 양 통구이 안주에 전통주인 마유주를 곁들인다면 금상첨화다. 금새라도 머리 위로 쏟아져 내릴 것 같은 밤하늘의 무수한 별은 이 곳이 지구상 최후의 낙원임을 실감케 한다. 몽고인 전통가옥인 몽고포에서 숙박을 하며 듣는 유목민들의 노래소리는 차라리 자장가에 가깝다 할 수 있다.


중국 북부 변경에 위치한 네이멍구 자치구(內蒙古自治區). 동서방향의 직선 거리 2400㎞, 남북방향의 너비 1700㎞인 이 곳은 동북, 화북, 서북의 3대 지역으로 나뉘며 총 면적은 118.3만㎢로서 중국 총 면적의 12.3%를 차지한다. 중국 전체의 성, 시, 자치구 중 세 번째로 큰 규모다. 북동에서 남동으로 길게 가로놓여 있어 동에서 남으로 지린(吉林), 랴오닝(遼寧), 허베이(河北), 산시(山西), 산시(陝西) 등의 여러 성 및 닝샤후이족(寧夏回族) 자치구와 접경하고 있고 북에서 서쪽으로는 외몽골과 국경을 접한다.

다싱안링(大興安嶺)산맥이 북동부에서 남서방향으로 뻗어 있고 황허강(黃河) 북부에는 인산(陰山)산맥이 동서방향으로 뻗어 있다. 다싱안링산맥 서쪽 및 인산산맥 북쪽 지역은 해발고도 1000m 내외의 고원지대로 강수량이 적어 고비사막에 속하는 사막과 초원이 펼쳐진다. 인산산맥 남쪽 기슭에는 황허강의 북안을 따라 비옥하고 수리가 좋은 허타오(河陰)평원이 해발고도 900∼1000m의 고원지대에 펼쳐지고 그 동쪽은 분지와 구릉이 뒤섞인 황토지대다. 따라서 낙타를 타고 하는 사막 관광과 모래 썰매타기 등은 이 지역에서만 느낄 수 있는 또 다른 흥미꺼리다. 물론 골프를 빼놓을 수 없다. 특히 이 지역은 최근들어 여름철 골프의 최적지로 급부상하고 있다.

네이멍구자치구에는 두 개의 골프장이 있다. 그 중 대표적인 곳은 유신CC(파72·7128야드)로, 초원지대라는 입지적 특성을 최대한 살려 업다운이 거의 없다는 것이 특징이다. 페어웨이에는 나무가 한 그루도 없어 마치 대평원인 팜파스를 연상케 한다. 그렇다고 공략이 쉽다고 생각하면 큰 냥패를 보기 쉽다. 거대한 벙커가 도처에 도사리고 있는데다 다양한 변화를 테마로 설계됐기 때문이다. 특히 그린 주변으로 널려 있는 벙커는 넓이도 넓이지만 깊이도 4m 이상인 곳이 즐비하다. 페어웨이가 제 아무리 평탄하다 하더라도 티샷은 정확해야 한다. 페어웨이를 벗어나면 타 골프장과 달리 러프가 아닌 자갈 사막으로 볼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다른 하나의 골프장은 네이멍구자치구의 성도인 후허하오터시 북쪽 대청산 기슭 해발 1300m에 위치한 태위CC다. 2005년 9월에 오픈한 정통 회원제 골프장인 이 곳은 18홀코스로서 전장이 유신보다는 약간 짧은 7016야드다. 럭셔리한 클럽 하우스를 기준으로 남북으로 각각 9홀씩 조성되었다.

네이멍구 골프의 특징은 선선한 날씨와 한 여름 뙤약볕 아래서도 땀이 나지 않은 건조한 사막성 기후로 인해 쾌적한 라운드를 할 수 있다는 데 있다. 제아무리 성수기라 할지라도 여유가 있는 이른바 ‘황제 골프’가 가능하다. 또한 고산지대의 특성상 드라이버 비거리가 평균 30야드 이상 더 나가 웬만한 비거리의 소유자라면 300야드도 훌쩍 넘길 수 있다.
특히 내리막 홀인 유신CC 15번홀(파5)은 길이가 486야드 밖에 되지 않아 그린 주변 벙커만 피한다면 투온에 의한 이글 뿐만 아니라 모든 골퍼들의 ‘꿈’인 알바트로스에도 한 번 도전해봄직 하다.

흉노족의 풍습 존중과 한족과의 화친을 주창해 평화를 정착시킨 왕소군을 기리기 위해 흉노족이 만들어준 소군묘가 있는 소군박물관, 후허하오터시 옥천구 대소전가에 있는 사원으로 명대(明代)의 몽골투머트족 수령 아러타한이 1579년에 세운 대소사(일명 은불사), 그리고 칭기즈칸묘는 한번쯤 들러볼만한 곳이다.
특히 대소사는 티베트의 달라이라마 3세가 개안법회를 주재한 바 있다.

/golf@fnnews.com 정대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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