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00선을 넘기며 시장 분위기도 그만큼 달라졌다. 강한 랠리의 연장선이라는 점, 원활한 유동성, 그리고 주도주의 상승에너지 측면에서는 달라진 것이 없겠지만 투자심리 측면에서는 많은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막연히 조정을 기다리던 투자자들은 오르는 말(지수상승)에 올라타는 것으로 전략을 수정한 듯 한데 가장 큰 변화는 중국 증시로부터 우리 증시의 독립성이 강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즉 얼마 전까지 코스피 상승의 중요한 근거 요인은 중국 경제의 강력한 성장과 중국 증시로 몰린 풍부한 유동성에 있었다. 반대로 중국증시가 조정 받거나 급락할 경우 국내 증시 역시 동반 하락할 것이라는 우려가 있어왔다.
우선 한국이 중국보다 현저히 저평가됐기 때문이다. MSCI기준으로 중국의 주가이익비율(PER)은 16.4배 수준이지만 국내 증시 PER는 여전히 12배에 못 미친 상황이다. 중국 증시가 조정 받는다면 당국의 과열 진정책과 단기 급상승에 따른 자율 조정 때문이겠지만 국내증시는 이러한 우려에서 상대적으로 한발짝 벗어난 상황이다. 과열에 의한 조정과 저평가 해소의 차이가 중국과 우리 증시의 동조화를 끊어 놓은 요인으로 판단하고 있다.
둘째, 주도 업종들의 실적 강화다. 최근 3개월 간 업종별 상승률과 올 한해 영업이익 상승률을 조합한 순위를 보면 조선과 기계·운송·철강금속의 성적이 가장 좋다. 이들 업종은 중국관련주로 평가받던 것들인데 단지 중국의 성장에 연동하는 정도를 떠나 향후 실적전망이 여전히 높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중국 증시가 조정 받더라도 경제의 고성장 가능성이 훼손되는 구조가 아닌 만큼 해당업종들의 실적 모멘텀 역시 중국의 단기 변동성과는 상관성이 높지 않다고 보는 관점이다.
셋째, 글로벌 자본시장의 상호 보완이 잘 이뤄지고 있다. 중국의 과열 우려가 국내 투자자들에게 리스크 요인으로 자리잡을 법한 시점이지만 미국 증시가 잡아주고 있다. 부동산 경기 침체 우려가 경기회복 가시화로 희석되고 있고 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 최대 관심사인 인플레이션 역시 통제 가능한 범위에서 움직이고 있다. 중국 증시 변동성을 미국의 경기회복이 상쇄해주는 국면으로 이해해도 무리가 없다. 여기에 유럽연합(EU)의 경제성장률이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넘어서며 중국-EU-미국 등으로 이어지는 성장축이 다변화되고 있는 것도 국내증시 강세의 중요한 요인이다.
지수 자체에 대한 부담은 1500선대를 넘어서면서부터 시작됐기 때문에 지수자체로 접근하면 시장 대응이 쉽지 않을 수 있다. 조선·철강·운송·기계 등의 업종은 지속 보유한 가운데 증권·건설·유통 등 신규 모멘텀이 생기는 업종 비중 확대 전략이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
/이재훈 미래에셋증권 자산운용컨설팅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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