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칼럼 기자수첩

[기자수첩] 대선에 휘둘리는 개성공단/양재혁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7.06.05 17:43

수정 2014.11.05 13:38



“정부 믿고 장사하는 것이 얼마나 위험합니까. 아직 북한은 시장경제에 대한 이해가 없는 것 같아요. 돈다발을 들고 간 우리가 오히려 그쪽 눈치보며 매달려야 하잖아요.”

예전에 평양에서 열린 투자 설명회에 참가했던 한 중소기업 사장의 넋두리다. 미국과 북한 관계가 개선되고 경의선 철도도 연결되면서 남북 화해 기류가 충만한 요즘, 대북사업을 하는 우리 중소기업인들의 푸념은 오히려 커지고 있다.

그는 남북경협이 겉으로는 잘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 사정을 알면 우리의 초라한 모습을 떨칠 수 없어 답답하다는 말도 덧붙였다.

‘남북경협의 꽃’이라고 할 수 있는 개성공단도 불안정하긴 마찬가지다. 사업하는 입장에선 분명히 매력적인 사업 대상이지만 6개월 앞으로 다가온 대통령 선거는 자칫 개성공단의 미래를 좌우할 수도 있다.



한 의류업체에 따르면 근로자의 월별 임금은 중국(칭다오) 75달러, 과테말라 189달러, 인도네시아 88달러인데 비해 개성공단 근로자의 평균임금은 57.5달러였다. 여기에 언어장벽이 없고 육로로 이동할 수 있는 등 개성공단의 장점은 셀 수 없이 많다.

하지만 벌써부터 연말 대선 결과에 따라 개성공단의 미래가 좌우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보수 정당이 집권하면 개성공단이 원점에서 재검토될 수 있다.’ ‘북한의 태도 돌변도 예상된다.’ 등의 목소리가 심심치 않게 들린다.

문제는 이러한 우려가 개성공단 용지 분양 실적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토지공사가 최근 공개한 개성공단 1단계 잔여용지 경쟁률은 2.4대 1이었다. 이는 지난 2004년 2005년도에 이어진 시범단지, 본단지 1단계 분양 때의 경쟁률 9대 1, 6대 1에 비해 턱없이 낮아졌다.


대선 분위기가 달아오르자 개성공단 문제가 들먹거리는 현실을 보면서 우리 경제가 여전히 정치에 종속됐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개성공단의 미래가 정말 6개월 후 선거에 달렸다면 기업인들은 과연 누구를 믿어야 할 것인지….

/yangjae@f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