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에서 요즘 가장 잘나가는 20대 네명이 만났다.
한국프로골프(이하 KPGA)의 이른바 ‘20대 기수’인 홍순상(26·SK텔레콤), 강경남(24·삼화저축은행), 배상문(21·캘러웨이), 김경태(21·신한은행). 이들은 한결같이 우선 볼을 잘 친다. 얼굴도 연예인에 버금갈 정도로 잘 생겼다. 게다가 건강하고 수입도 짭짤하다. 김경태는 올해 2억5000여만원, 배상문은 1억6000여만원, 홍순상은 1억1000여만원 그리고 강경남이 1억여원을 벌어 들였다.
최경주(37·나이키골프)의 PGA투어 메모리얼토너먼트 우승으로 화제를 풀어 나갔다. 모두들 “선배의 업적이 대단하다”며 극찬했다. 특히 일본투어 진출 후 미국투어 진출을 모색하고 있는 김경태는 최경주의 성공루트가 자신이 계획하고 있는 것과 똑같아 용기를 갖게 됐다고 말했다. 배상문은 마지막에 샷이 다소 흔들리는 듯했지만 고도의 집중력으로 위기를 극복한 모습에서 많은 것을 배우게 됐다고 말했다.
골프장 이외의 곳에서 사람들이 어느 정도 알아보느냐는 질문에 이구동성으로 “아직은 골프장이나 연습장 등 골프와 관련된 곳 이외에서는 알아보는 사람이 많지 않다”고 답했다. 이와 관련한 홍순상의 일화가 폭소를 자아내게 했다. 감기가 심하게 걸린 홍순상이 하루는 면도도 하지 않은 채 초췌한 모습으로 동네 약국에 갔었는데 약사가 “혹시 홍순상 프로가 아니냐”고 물어 “아니다”고 발뺌한 뒤 도망치듯 약국을 나왔다는 것.
여성팬들을 몰고 다니는 이들의 특성을 감안해 여자 친구 존재 여부를 묻자 홍순상, 배상문, 김경태는 아직 여자 친구가 없다고 답한 반면 강경남은 4년간 사귀었던 여자 친구와 시즌 개막전에 이별했다고 말했다. 강경남은 “빠듯한 대회 일정에 충실하게 돼 본의 아니게 예전처럼 여친에게 잘 대해주지 못한 게 원인이었다”며 “결혼까지 생각하고 만났던 친구라 더욱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기회가 되면 한 수 지도를 해주고 싶은 여자 연예인은 누구냐는 질문에 홍순상은 이영애, 배상문은 김태희, 김경태는 박주미라고 답했다. 배상문은 “어려서부터 이영애를 좋아했는데 순상이 형이 좋아한다고 하니 나이 차가 그래도 나보다는 좀 덜 난 형한테 양보한다”고 말해 좌중의 웃음을 자아냈다.
그렇다면 이들 골프 스타들은 골프를 떠나서는 무엇을 할까. 김경태가 학교에 가서 친구들과 당구도 치면서 놀거나 집에서 음악감상을 한다고 하자 옆에 있던 강경남이 “경태야, 당구는 내가 가르쳐 줄게. 골프 좀 가르쳐 줘”라며 농을 건넸다. 홍순상은 집에서 쉬면서 애완견과 산책을 하는 것을 즐기고 배상문은 영화감상 등으로 시간을 보낸다고 말했다. 서로의 장점을 말해 달라고 하자 강경남은 “경태는 아이언샷을 그린 위 적재적소에 기가 막히게 떨군다. 얄미울 정도”라고 말했다. 장타자 배상문의 드라이브샷은 다른 선수 모두에게 부러움의 대상이었고 홍순상은 노력하는 모습과 철저한 준비 정신 그리고 강경남은 그린 주변 쇼트 게임과 낙천적 성격이 장점으로 꼽혔다.
가장 아쉬웠던 순간에 대해 배상문은 작년 7월에 있었던 가야오픈에서 마지막 날 17번홀(파3), 홍순상은 작년 10월 중흥S클래스 골드레이크오픈에서 마지막 날 4홀을 남기고 단독 선두를 달리다 마지막 홀 50㎝짜리 버디 퍼트 실패, 김경태와 강경남은 지난 3일 끝난 금호아시아나오픈 마지막 라운드를 각각 꼽았다.
한편 주말골퍼들을 위한 한 수 어드바이스를 부탁하자 이들은 한결같이 “즐기라”고 대답했다.
/정대균기자
■사진설명=4일 서울 태평로클럽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4명의 20대 프로골퍼 배상문, 홍순상, 김경태, 강경남(왼쪽부터)이 질문에 답하고 있다.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