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보증으로부터 올해 5000억원 공적자금을 회수키로 계획했던 예금보험공사가 당초 입장에서 한발짝 물러나 3500억원 수준으로 공적자금 회수규모를 대폭 낮춰 제시했기 때문이다.
5일 예금보험공사 및 서울보증 노조에 따르면 서울보증은 오는 20일께 개최하는 정기주총에서 최대주주인 예금보험공사에 대해 공적자금회수 명목으로 올해 상환우선주 권리에 따라 3550억원을 배당하는 안건을 상정할 예정이다. 이같은 사항은 이날 예금보험공사에서 개최된 이사회에서 결의됐다.
예금보험공사 관계자는 “서울보증 측의 지속적인 요구와 앞으로 경영의 안전성 등을 고려해 공적자금 회수차원의 배당규모를 당초 예상액보다 낮추기로 했다”며 “최종 결정된 것은 아니지만 3500억원 수준에 얘기되고 있으며 최종 결정은 다음주께 재경부 공적자금위원회 소회의와 서울보증 주총을 거쳐 확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당초 재정경제부와 예보측은 지난해 공적자금회수를 위해 서울보증보험에 대해 8조원에 이르는 유상감자를 실시, 5456억 원을 회수한데 이어 올해 또 다시 2006 회계연도 순이익의 90%에 가까운 5000억원이 넘는 금액을 상환우선주 권리에 따라 상환할 것을 요구했었다.
하지만 예금보험공사가 이처럼 시급하게 자금을 회수하려 들자 서울보증노조가 보증보험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것을 들어 보다 안정적이고 장기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며 반발, 사무금융연맹, 손해보험노동조합, 시민단체 등도 서울보증측과 연계해 ‘우선주 상환 반대투쟁’ 움직임을 보였었다.
서울보증 측이 최초 공적자금상환안에 반대한 이유는 서울보증 보험의 보증 규모가 150조에 달하며 국내 보증시장의 30% 이상을 점하고 있는 만큼 안정적인 경영을 위한 재투자가 절실하다는 것.
서울보증 측은 “예보가 공적자금 회수 실적에만 급급하다 보니 막상 공적자금이 투입된 회사가 또다시 어려워지는 악순환이 지속되고 있다”며 “무조건 못갚겠다는 것이 아니라 효율적인 공적자금 회수를 위해서라도 보다 장기적이고 합리적인 계획이 필요하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와 예보가 당초 안에서 한발짝 물러나 올해 공적자금 회수규모가 30% 수준이 줄어듬에 따라 서울보증의 경영구도도 올해 좀더 안정적인 방향을 찾을 수 있게 됐다.
정부가 이같이 연초에 세운 공적자금 회수계획을 기업경쟁력을 고려해 자발적으로 낮춘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는 그간 M&A나 정부지분 매각시 공적자금 회수 극대화를 항상 명분으로 내세웠던 기조의 변화로도 해석된다. 따라서 이같은 방향이 M&A방식으로 공적자금회수가 예정된 예보소유 우리은행 지분, 쌍용건설, 현대건설, 대우조선해양 등 굵직굵직한 정부소유 기업 매각 방향에도 어떤 영향을 미칠 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김상조 경제개혁연대 소장은 “예보가 지금 굳이 배당을 통해 공적자금을 회수하지 않더라도 어차피 내부유보금 적립을 통해 기업건전성을 제고하면 향후 미래 주식매각시에 그 가치가 반영되게 돼 있다”며 “특히 서울보증은 국내 유일의 보증보험기관으로 공공성의 의미도 크기 때문에 정부가 올바른 결정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newsleader@fnnews.com 이지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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