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이 없었더라면 지금의 나는 존재하지 않았을 겁니다.”
지난 3일 SBS코리안투어 금호아시아나오픈에서 올 시즌 ‘주류’로 떠오른 20대의 ‘예봉’을 꺾고 정상에 오른 박남신(48·테일러메이드)이 가족의 소중함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1982년 프로에 입문해 2000년 SK텔레콤오픈 우승까지 통산 19승을 거두고 있던 박남신이 무대에서 사라진 것은 다름 아닌 부상 때문이었다. 2000년 신한동해오픈을 앞두고 집 근처에서 불의의 뺑소니 오토바이 사고를 당한 것. 당시 의식 불명 상태가 지속되면서 자칫 생명까지 잃을 뻔 했으나 다행히도 뇌혈관이 터지면서 의식을 회복해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
그 후 그는 피나는 재활 훈련을 통해 재기를 노렸으나 모든 것이 생각대로 되지 않았다.
그리고 7년만에 통산 20승째를 달성했다. ‘아이언의 달인’ 박남신이 부활한 것이다. 그것도 세대교체 바람이 거세게 불어닥치고 있는 시점에서다. 혹자는 한국프로골프의 발전을 위해서는 노장보다는 신인들의 활약이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그 점은 박남신도 동감하는 부분이다. 그는 “후배들이 치고 올라 오는 것은 좋은 현상”이라면서 “그런 후배들과 겨뤄 우승한 내 자신이 자랑스럽다”고 말한다. 그렇다. 어찌 ‘감초’가 없는 한약을 한약이라 할 수 있겠는가. 노장은 그 존재 자체만으로도 가치가 충분한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부상을 극복하고 정상에 오른 박남신의 성과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우선 많은 노장들이 이대로 물러 설 수 없다는 의욕을 갖게 돼 올 시즌 코리안투어의 판도는 대회마다 명승부 연출이 예상된다. 그리고 이런 저런 이유로 부상에 시달리고 있는 선수들에게는 재활 의지와 ‘하면 된다’는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박남신은 “그동안의 마음고생에 비하면 이번 우승 한 번으로 만족할 수 없다”며 올 시즌 다승에 도전하겠다는 각오를 내비쳤다.
/정대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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