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대선에서 완승을 거둔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이 시장경제 원칙에 충실한 경제 개혁안을 발표했다. 주 35시간을 초과한 시간외 수당에 비과세 혜택을 주고 소득세 상한율을 60%에서 50%로 낮추는 한편 상속세 비과세 한도를 크게 높인 것이 골자다. “더 일하고 더 벌자”던 대선 때 공약을 구체화한 내용이다.
개혁안이 채택되면 프랑스는 사회당 정권 때 도입된 주 35시간 근무제의 틀이 바뀌게 된다. 10일(현지시간) 치러진 총선에서 집권 대중운동연합(UMP)이 ‘사르코지 효과’에 힘입어 예상대로 의회를 석권할 경우 개혁안은 순조롭게 통과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개혁안은 영국·독일 등 경쟁국에 맞서 프랑스 경제를 회생시키려는 충격 요법으로 받아들여진다. 그만큼 좌파 전통이 강한 프랑스에서 근로시간 연장과 감세는 인기 없는 정책이었다. 그러나 프랑스 유권자들은 사르코지를 택함으로써 스스로 변화를 선택했다. 사르코지 개혁안은 경영진의 무분별한 퇴직금과 스톡옵션 관행에 제동을 거는 내용을 담아 균형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물론 감세정책이 만능은 아니다. 사르코지 개혁안에 대해서도 벌써부터 재정적자 심화를 우려하는 소리가 나온다. 그렇다고 감세를 통한 경제 개혁을 일언지하에 ‘감언이설’로 폄훼하는 것은 옳지 않다. 감세를 통한 경제 살리기는 미국에선 레이건 대통령에 이어 현 부시 대통령이 경제정책의 기본으로 삼았고 유럽에선 영국 블레어 총리, 독일 메르켈 총리에 이어 사르코지 대통령까지 합류했다. 이들 나라의 유권자들이 모두 ‘감언이설’에 속았다고 보기는 어렵다.
사르코지 개혁안은 주 35시간 근무제의 근간을 흔들어 노동시장 유연화를 한층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사정은 영 딴판이다. 프랑스의 전례에서 교훈을 얻기는커녕 현대차 등이 소속된 금속노조는 찬반 투표도 없이 이달 말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반대하는 불법 정치파업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사르코지의 개혁과 국내 돌아가는 사정이 이렇게 판이할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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