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기업 인수합병은 지난해 4조달러 규모에 달해 사상최고를 기록한 바 있다. 세계 각국 중앙은행들이 낮은 금리를 유지한 덕분에 콜버그 크라비스 로버츠(KKR), 블랙스톤 그룹 같은 사모펀드와 헤지펀드들의 차입인수(LBO)가 줄을 이었기 때문이다.
올 들어서도 미국내 M&A의 35%가 사모펀드의 LBO로 성사됐고 전세계 M&A에서 사모펀드가 차지하는 비중은 4년 전의 11%에 비해 배 가까이 증가한 20%로 높아졌다.
그러나 지난주 유럽중앙은행(ECB)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려 4.0%로 끌어올린 데 이어 뉴질랜드준비은행(RBNZ)이 8%로 금리를 올렸고 일본은행도 금리인상이 예상되는 등 그동안 사모펀드 확대의 주요 배경 가운데 하나였던 저금리가 사라지고 있다.
금리가 오르면 사모펀드 등의 실탄 마련 통로인 채권발행이 위축될 수밖에 없고 비용은 증가하게 돼 이들이 주도하는 M&A가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메릴린치 자료에 따르면 이미 정크본드 시장에서는 채권발행 비용이 증가하기 시작했다. 5월 중순 이후 정크본드의 평균 수익률이 약 0.25%포인트 오른 7.77%로 높아진 것이다.
이는 10억달러를 채권시장 등에서 조달할 경우 연간 250만달러의 추가 이자비용이 발생한다는 의미다.
금리는 최근 가파르게 올라 ECB 기준금리의 경우 지난 18개월 동안 2.0%에서 4.0%로 배가 올랐다. 특히 지난주 ECB의 금리인상은 전세계 금융긴축에 대한 투자자들의 불안을 촉발해 최근 채권시장의 수익률 상승으로 이어졌다.
미국 장기금리 기준인 10년 만기 재무부채권(TB) 수익률은 지난주 심리적 저지선인 5.0%를 돌파한 뒤 5.25%까지 치솟기도 했다. 일부에서는 TB 금리가 1년 내 7% 수준까지 오를 것이란 예상을 내놓고 있다.
금리인상에 대한 우려는 M&A 위축으로 이어지는 분위기다.
금융정보 제공업체 딜로직에 따르면 지난주 발표된 전세계 M&A 규모는 750억달러 수준으로 4월과 5월의 주간 M&A 실적 1000억∼2850억달러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한편 사모펀드 업계에서는 M&A가 비용만을 따져 이뤄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금리가 오르더라도 투자할 대상이 있다면 금리는 크게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고 로이터는 덧붙였다.
실제로 스탠더드 라이프 인베스트먼츠의 글로벌 시장전략담당 책임자인 앤드루 밀리건은 "일부 기업에는 채권 수익률이 오른다는 사실이 세계 경제가 더 좋아진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M&A에) 호재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자금조달 비용이 늘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인수합병(M&A)이 가치 없어졌다고 말하는 이들은 거의 없을 것"이라며 "이들은 구조적인 관점에서 협상을 진행했고 금리는 사실상 무의미하다고 말할지도 모른다"고 강조했다.
사모펀드 DLJ 머천트 뱅킹 파트너스 책임자인 스티븐 래트너도 "주식이나 채권시장의 그날 그날 움직임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다"며 "최근 장세 움직임은 이미 염두에 두었던 요인들 가운데 하나"라고 말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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