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반대세력 결집위해 불출마"
김 전 의장은 12일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2007년 대선은 지난 20년간 우리가 일궈온 것을 거꾸로 돌려놓으려는 한나라당과의 대격돌"이라면서 "범여권의 대통합에 적극 기여하기 위해 연말 대통령선거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김 전 의장은 회견에서 "이 순간부터 열린우리당 당적을 벗고 대통합 광장을 만들기 위해 벌판으로 달려가겠다"며 탈당 계획을 밝히고 "한나라당의 집권에 반대하는 모든 세력을 결집시키는데 징검다리 역할을 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나의 역량이 부족하다는 것을 깨달았고, 상황이 절박하며, 민주세력의 분열 속에 치러진 87년 대선이 2007년에도 되풀이돼서는 안된다고 생각했다"며 중도하차 배경을 밝혔다.
그러나 김 전의장은 당내 최대계파의 보스이면서도 지난 대선에 이어 이번 대선전에서도 낮은 지지율로 고전해왔으며 이를 돌파하기 위해 탈당을 결행하는 묘수를 찾아낸 것으로 분석됐다.아울러 여권의 킹메이커 역할을 한 뒤 차기정부에서 정치적 헤게모니를 노려보는 선택을 했다는 분석도 가능하다.
김 전 의장의 대선 불출마 선언은 범여권 잠룡으로서 고건 전 총리, 정운찬 전 서울대총장에 이어 세번째이나 고 전 총리와 정 전 총장이 정치세력화에 실패해 대권도전을 포기한 반면 김 전 의장은 범여권의 대동단결을 위해 기득권을 포기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는 평가다.
■범여권 통합시나리오 조기 구체화할듯
김 전의장의 탈당은 우리당내 계보의원의 후속탈당을 유발,우리당의 군소정당화를 촉진하는 한편, 탈당그룹과 민주당 일각,시민사회 일부가 추진중인 범여권 대통합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된다.
김 전 의장이 모든 기득권을 버리고 민주세력 정권재창출을 위해 백의종군하겠다고 천명함에 따라 10여명까지 거론되는 범여권 대권주자경쟁은 변화가 불가피하다.특히 낮은 지지율로 별다른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는 정동영 전의장의 선택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또한 김 전 의장이 한명숙 전 총리, 정 전 의장, 김혁규 의원등 우리당내 '잠룡'과 우리당을 탈당한 천정배 의원,외곽의 손학규 전 경기도 지사, 문국현 유한킴벌리 사장 등에게 조건없이 완전국민경선(오픈프라이머리)에 참여해 줄 것을 호소, 반한나라당 후보들의 교통정리와 합종연횡도 가시화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우리당은 초·재선 의원 16명이 지난 8일 2차 탈당한데 이어 정대철 상임고문을 비롯한 강경신당파 의원 30∼40명이 통합추진 시한인 14일 직후 세번째로 집단탈당을 결행할 것으로 보여 50∼60명 수준의 소규모 정당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정치권,"간판바꿔달기''정치적 창씨개명' 등 비난
중도개혁 통합신당과 민주노동당은 김 전 의장의 불출마 선언을 국민의 비난을 비켜가면서 간판만 바꿔달려는 술책이라고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통합신당의 김한길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통합추진회의에서 "우리당 지도부가 환골탈태하는 대통합이 아니라 '간판 바꿔달기'를 하고 있다"면서 "노무현 프레임에 갇힌 우리당 지도부의 본심이 드러나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 대표는 "일부 의원들을 선발대로 기획탈당시켜 신당을 만들고 여기 우리당의 본대가 만나는 간판 바꿔달기를 공개적으로 당 지도부가 말하기 시작했다"면서 "노무현 프레임에 갇힌 당 지도부의 기획은 사실상 결과적으로 한나라당의 집권을 돕는 프로젝트에 지나지 않는다"고 맹비판했다.
민주노동당 천영세 의원단 대표도 이날 국회 비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우리당을 포함한 범여권이 재집권을 위해 다시 뭉치자는 소리가 들린다"면서 "정치적 창씨개명으로 실정과 실패를 가리겠다는 것은 국민을 모욕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rock@fnnews.com 최승철 전용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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