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건설

주택업계 미분양·부도·택지난 ‘3중고’

신홍범 기자
파이낸셜뉴스


주택건설업체들의 설 자리가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 미분양에 따른 경영난과 택지부족, 여기에 중견건설사인 ㈜신일의 부도 후유증까지 겹치면서 건설업계가 ‘삼중고’를 겪고 있다.

특히 입지가 좋은 수도권 공공택지는 경영난을 겪고 있는 주택건설업체에는 회사를 살릴 수 있는 ‘오아시스’와도 같지만 분양가 상한제 시행을 앞두고 ‘금싸라기’로 변했다. 이에 따라 한국토지공사 공동주택용지 입찰 최고 경쟁률이 수백대 1을 기록하는 등 과열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주택업계 관계자는 “돈이 될 만한 재개발·재건축은 대형 건설업체가 싹쓸이하고 있고 택지개발지구의 아파트 용지는 ‘하늘의 별 따기 만큼’이나 확보하기 어려워져 중견 주택건설업체들은 벼랑 끝으로 서 있는 형국”이라고 말했다.

■미분양·택지난에 신일 부도 후유증까지 ‘삼중고’

요즘 주택업계는 말 그대로 폭풍전야다. 돈이 될 만한 재개발·재건축은 유명 브랜드의 대형 건설업체들이 싹쓸이하고 있고 주택경기 침체로 지방 분양사업마다 미분양이 넘쳐나고 있다. 그나마 분양성이 좋다는 수도권으로 눈을 돌려 보지만 천정부지로 치솟은 택지값을 감당할 수가 없어 아예 사업을 포기하고 마는 실정이다.

W사 관계자는 “대구와 충남 천안 등 일부 지방의 경우 계약률이 10%대에 머물고 있는 곳이 수두룩하다”면서 “이 때문에 분양에서 계약 완료 때까지 1년 이상 소요될 것으로 판단하고 사업계획을 다시 짜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신일 부도 이후 금융권에서 주택건설업체 미분양을 일일이 체크, 조금이라도 불안하면 자금 회수를 시도하고 있다”며 “주택업체 중에서 우량업체도 많은데 ‘주택업체=부실’로 매도되는 것은 자칫 ‘제2의 신일’을 불러 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수도권 공공택지 확보로 활로 모색

이처럼 주택건설업체들이 사면초가에 빠지자 안정적으로 사업을 할 수 있고 분양성이 좋은 수도권 공공택지에 몰리고 있다. 위치가 좋은 택지를 확보할 경우 ‘100% 계약 보장’은 물론이고 자금 회수도 그만큼 빨라져 회사 유동성이 풍부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최근 공공택지 입찰 경쟁률은 하루가 다르게 가파르게 치솟고 있다.

실제로 지난 6일 한국토지공사가 실시했던 경기 용인 죽전지구 블록형 단독주택(타운하우스) 용지 청약률은 최고 104대 1이었다. 이는 종전 최고 경쟁률을 보인 경기 파주 교하의 33대 1보다 3배 이상 높은 것이다. 지난 4월 영종지구 공동주택(아파트)용지 17개 블록은 평균경쟁률 22.4대 1을 기록했다.

토공 관계자는 “수도권 택지난으로 민간 보유 택지가 점차 소진되고 시행사 보유 택지값은 천정부지로 뛰고 있어 공공택지내 공동주택 사업지에 주택건설업체가 몰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오는 9월 분양가 상한제가 실시되면 높은 가격의 민간택지로는 수익성을 맞추기 어렵다고 판단, 공공택지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고 덧붙였다.

■과열 택지확보전, 공공택지 불법 전매 부추겨

공공택지지구의 공동주택 용지가 ‘하늘의 별 따기’ 만큼이나 어려워지자 일부 중소업체는 다른 업체에 팔아 넘겨 버리는 불법 전매도 암암리에 벌어지고 있다. 공공택지 공동주택용지는 준공될 때까지는 전매를 할 수 없다. 하지만 공공주택용지 몸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자 일부 업체는 낙찰받은 후 이면계약을 통해 소유권을 넘기는 경우도 생기고 있다. 물론 서류상으로는 낙찰업체가 시공하는 것으로 돼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런 경우는 자금조달이 여의치 않는 등 자체적으로 사업을 추진할 수 없을 때 최후의 수단으로 사용하는 카드”라면서 “그러나 최근에는 ‘누이 좋고, 매부 좋고’라는 심정에 처음부터 이면계약을 추진하는 경우도 종종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신홍범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