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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화결제로 엔低 장기화 대처”

이영규 기자
파이낸셜뉴스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원·엔 환율이 750원대(100엔 기준)로 추락하면서 중소기업들의 ‘출혈 수출’이 심화되는 가운데 막대한 ‘환차손’을 극복하지 못한 기업들 중에는 휴·폐업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소형가전, 자동차부품, 금형, 양말, 자전거업체 등은 ‘수출할수록 피해가 커지면서’ 긴급 처방으로 결제 통화를 엔화 대신 원화로 바꾸는 결제 시스템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사상 초유의 ‘엔저’로 대기업과 달리 ‘환관리 시스템’이 거의 없는 중소기업들은 막대한 환차손으로 손실 규모가 눈덩이처럼 불어난 가운데 일부 기업은 수출 중단 사태까지 겪고 있다. 이에 기업들은 통화결제 시스템을 원화로 전환하면서 리스크 관리에 들어가고 있다.

상당수 중소기업들은 '환관리 시스템' 부재로 최악의 위기를 맞고 있다.

일본 산요에 밥솥용 내솥을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공급하는 A사는 환차손을 견디지 못하고 최근 공장문을 닫았다. 당초 산요로부터 마진 20%를 보장받고 연간 5만대를 수출했지만 엔화 약세 직전에 공장 증설 등 환율 예측 실패로 환차손 폭이 마진 폭보다 더 커져 버렸기 때문이다.

국내 최대 음식물쓰레기 처리기 업체인 ㈜루펜리는 최근 가정용 5만대, 업소용 1만대 제품 수출계약을 하면서 결제 통화를 원화로 전환했다.

50% 선금은 계약과 동시에 원화로 결제했고 나머지는 이후 2년 동안 물건을 납품하면서 역시 원화 결제 방식을 택하기로 했다. 엔화가 더 떨어질 것을 우려해 내린 결정이다.

회사 총 수출의 30%가량을 일본에서 소화하는 부산의 신발업체 한신코리아도 결제 통화를 엔화에서 원화로 바꿨다.

이 회사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가중된 원화가치 상승으로 수출 채산성을 도저히 맞추기 힘들어 일본 거래처에 끈질기게 결제 통화 변경을 요구해 관철시켰다”고 밝혔다.

역시 부산의 조선기자재 업체인 오리엔탈정공은 엔화를 달러로 바꿔 한시름 놓은 경우다. 일본 수출물량이 98%에 이를 정도로 일본시장 의존도가 높은 이 회사는 일본측과 결제 통화를 달러로 하기로 합의했다. 이 회사는 원화 결제도 추진하고 있다.

한편 상대적으로 자금 사정이 나은 중소 수출업체는 아예 수출로 벌어들인 엔화를 원화로 환전하지 않고 환율이 안정될 때까지 보유하는 방법을 통해 환차손 피해를 피해가는 방법을 쓰고 있다.

타이어 튜브 및 특수고무를 제조하는 S사는 수출 대금으로 받은 엔화를 수입 계정으로 돌려 원자재 수입 대금으로 활용, 환차손 부분을 상쇄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이진우 이인욱 양재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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