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2007 노사동행 원년 만들자] <5> 한국형 산별노조 만들자(끝)

김기석 기자
파이낸셜뉴스

노사간 상생을 위해 산업별 노조로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노동계의 주장이 시험대에 오르고 있다.

기업별노조에서 산별노조로 전환되면 노사관계가 안정될 것이라던 노동계의 주장과는 달리 산별노조가 출범한 지 1년이 지났지만 불편한 노사관계는 여전하다. 특히 민주노총 산하 금속노조 집행부가 노조원들의 찬반 의견도 묻지 않고 오는 25∼29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반대 파업을 일방적으로 강행, 산별노조를 바라보는 우려의 시각도 확산되고 있다.

이에 따라 선진국 산별노조의 교훈을 바탕으로 ‘노사 동행을 위한 건강한 한국형 산별노조’를 만들어야 한다는 의견이 강하게 대두되고 있다. 현 상태가 유지된다면 노사는 물론 국가 경제적으로도 위기를 맞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확산되는 산별노조, 증가하는 노사 분규

기업별노조에서 산별노조로의 전환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현재 한국노총과 민주노총 내 산별노조는 총 50개로 산별노조원들의 숫자는 총 84만여명에 달한다.

전체 노조원 150만여명 가운데 56%가 산별노조에 가입된 셈이다. 지난 2002년 50만명으로 전체 노조원의 30% 수준이던 산별노조 노조원은 2004년 65만여명으로 늘었고 지난해 84만여명에 달하며 전체 노조원의 절반 이상(56%)이 산별노조에 속하게 됐다.

민주노총에는 금속노조와 보건의료노조, 화섬노조 등 33개 산별노조(64만명)가 있고 한국노총에는 금융노조와 택시노조 등 17개 산별노조가 있다.

기업별노조에서 산별노조로 전환되면 노사관계가 개선될 것이라던 노동계의 전망은 어긋나고 있다. 최근 3년 동안 일어난 노사 분규 가운데 절반가량이 산별 분규다. 지난 2004년 전체 분규 462건 가운데 산별 분규가 269건(58.2%)에 달했고 2005년과 2006년 전체 분규 중 산별 분규 비중은 각각 42.5%, 46.6%였다. 산별노조가 기업노조를 대신해 분규를 진행하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기업별노조에서 산별노조로의 전환으로 비경제적 교섭 구조를 갖게 됐다는 것.

산업혁명을 거치면서 산별노조로 전환했던 유럽 국가에서는 사측이 산별 및 기업노조와 교섭을 하고 있는 것과는 달리 국내 산별의 교섭구조는 산별과 지역, 기업 등 세개 교섭단과 합의를 해야 한다.

파업 여부에 대한 결정 권한이 유럽 국가에서는 산별노조에만 제한된 반면 국내에서는 산별은 물론 지역, 기업 모두 실행할 수 있다. 사측으로서는 산별과 지역, 기업 노조 모두와 교섭해야 하고 또 어디서 파업을 결정할지 모르는 상황에 처하게 된 것이다.

또 산별노조가 중앙집권적인 산별체제를 추구해 개별 기업이 처한 상황과는 상관없이 산별노조의 결정에 따라야 하는 것도 부작용으로 지적되고 있다.

■노사 동행 위한 한국형 산별노조 정착 필요

이러한 문제점들이 드러나면서 ‘한국형 산별노조’ 정착 필요성에 대한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이대로 산별노조가 진행되다가는 ‘산별교섭은 다중교섭·다중파업으로 인한 막대한 손실’이라는 공식이 정형화돼 국가적으로 큰 위기에 봉착할 수 있다는 인식에서다.

특히 국내 산별노조가 유럽 국가의 산별노조와는 달리 ‘좋지 않은’ 한국형 산별노조가 등장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노사가 동행할 수 있는 한국형 산별노조의 정착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는 것이다.

노사 동행을 위한 한국형 산별노조를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기업노조 집행부의 대승적 차원의 기득권 포기가 선결돼야 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기업별노조 간부가 기존의 기득권을 유지한 상태에서의 산별노조로의 전환은 ‘옥상옥’의 부담구조가 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기업별노조 간부는 산별노조와 기업별노조를 이어주는 ‘심부름꾼’이 돼야 한다는 것이다.

전형적인 산별노조의 모습과는 다르지만 분권화된 교섭구조 체제가 국내 현실에 맞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실제 미국과 영국, 일본의 산별노조가 운영되고 있는 모습을 볼 때 기업별로 처한 상황이 다른 만큼 기업별 교섭이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이외에 산별노조 집행부가 노사 동행 마인드를 전제로 장악력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국내 산별노조 특성상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황이 달라 서로를 하나로 묶을 수 있을 정도의 장악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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