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특수고용직 보호법 강행 비판 확산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7.06.17 19:14

수정 2014.11.05 12:37



정부가 추진 중인 특수고용직 보호법에 대한 비판이 거세다. 법이 만들어진다면 특수직 근로자들의 대량 해고 사태가 예상되는 데도 무리한 입법을 강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선을 겨냥한 꼼수가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17일 노동부와 노동계, 관련 업계에 따르면 노동부는 지난 14일 특수고용직 보호법을 의원입법(열린우리당 김진표 의원) 형식으로 발의했다.

법안은 골프장 캐디, 보험설계사, 학습지 교사, 레미콘 기사 등 특수근로자에게 단결권과 단체교섭권 등 노동2권을 주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는 특수근로자에게도 정규직 근로자와 비슷한 수준의 노무 제공을 해야 한다는 뜻으로 기업들은 재정과 인력운영상의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 경영계가 “사업주의 부담이 급증해 결국 특수근로자들이 대량 해고되는 사태로 이어질 것”이라고 우려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한국경영자총협회 관계자는 “자영업자 성격이 짙은 특수근로자를 정식 근로자로 인정하라는 것은 현실을 무시한 처사”라면서 “영세 중소기업은 비용 부담으로 도산할 수도 있다”고 비판했다.

노동계도 싸늘하긴 마찬가지다. 노동 3권 중 두개만 보장하면서 단체행동권은 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법안은 골프장 캐디는 ‘간주근로자’로 인정해 노동 3권을 모두 부여했지만 나머지 근로자들에겐 노동 2권만 보장했다.

민주노총 우문숙 대변인은 “노동 2권만 준 것은 명백히 노동자인 특수근로자들을 기만한 것”이라면서 “18일 경고파업에 들어가는 등 강력히 투쟁하겠다”고 주장했다. 한국노총 이민호 정책본부장도 “단체결성권을 줬지만 사업주들이 특수근로자들과 교섭에 임하지 않았을 때 제재할 구체적인 내용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정부가 대선에서 특수근로자들의 표를 의식해 선심성 정책을 벌이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노사가 모두 반대하는 법안을 추진하려면 충분한 협의를 거쳐야 하는데도 이런 과정이 무시되고 있기 때문이다. 정상적인 정부입법 방식 대신 의원입법이란 ‘편법’을 사용한 게 그 방증이라는 지적이다.

정부입법을 하면 20일간의 입법예고를 거치는데 이 기간 경영계와 노동계는 자신들의 의견을 개진해 법안 내용을 수정할 수 있다. 경영계의 한 대표는 “다들 못마땅해 하는 데도 이렇게 강행하는 것을 보면 대선표를 의식한 정치공학적 판단임이 틀림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수근로자들은 90여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15대(1997년)와 16대(2002년) 대선의 경우 39만표와 57만표 차로 당락이 결정된 만큼 이들의 표가 결정적일 수도 있다.


노동부 관계자는 “법의 사각지대에 있는 특수근로자들을 보호하기 위해 2001년 논의를 시작했고 지난해 11월부터 법안 제정을 본격 추진해 왔다”면서 “정치적인 판단은 전혀 없다”고 반박했다.

/star@fnnews.com 김한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