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사설] 한미FTA 추가협상,신중한 대응을
미국이 마침내 우리 측에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추가협상을 제안했다. 예상했던 노동과 환경 분야를 포함해 미국 측이 투자와 의약품, 정부조달 등 모두 7가지 분야에서 추가협상을 제안한 것이다. 그나마 우리 측이 ‘이익균형의 유지를 위해 받아들일 수 없다’고 강조했던 자동차, 농산물 분야가 제외된 것은 다행이지만 노동과 환경 분야에서 기존에 합의한 자체 분쟁 해결절차 대신 일반분쟁 해결절차를 적용하고 나선 대목은 우리 정부 측에 부담이 아닐 수 없다.
노동 분야의 새로운 제안은 특히 우리 측에 큰 부담이 될 수 있다. 기존 협정문대로라면 노동, 환경관련 분쟁에서 협정을 위반한 것으로 판정될 경우 최대 1500만달러의 벌과금이 부과되고 이 돈은 제소국이 아니라 노동, 환경규정을 위반하는 국가의 노동, 환경 여건을 개선하는 데 쓰도록 돼 있다. 그러나 일반분쟁 해결절차를 따를 경우 제소국은 상대방에 대해 특혜관세 중단 등 무역보복을 취하거나 규정위반에 따라 부과된 벌과금을 가져갈 수 있게 된다.
노동 분야의 분쟁해결 절차를 제외하면 크게 부담이 될 만한 내용은 사실상 없다고 봐야 한다. 노동 분야의 경우 1998년 국제노동기구(ILO) 선언에 언급된 내용을 포함하고 있고 우리나라가 ILO 회원국이므로 FTA 협정과 상관없이 지켜야 할 내용들이기 때문이다.
우리 정부의 공식 입장은 아직 정해진 게 없지만 미국 측의 추가협상 제안을 거부할 가능성은 낮다. 한·미 FTA를 최대 정책과제로 내세우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한덕수 국무총리는 지난주 국회에서 협상범위 확대를 원칙적으로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이는 ‘원칙론’일 뿐이고 정부는 새로운 요구사항을 역제안하는 전략을 갖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한·미 FTA는 우리 경제의 미래에 큰 영향을 미치는 요소다. 그만큼 협상에 신중을 기해야 하고 추가협상 요구 내용에 대한 신중한 검토가 필요한 이유다. 협상 관계자들의 현명한 판단과 적절한 전략을 기대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