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철강신화 다시 쓴다] 4.철강업체 글로벌 전략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지난달 10일 브라질로 날아가 현대제철이 세계 최대 철광석 공급업체인 브라질의 CVRD사로부터 2010년부터 10년간 연간 400만t 이상의 철광석을 도입하는 계약을 직접 챙겼다.
정 회장은 “최고 품질의 철강과 자동차를 생산하기 위해 우수한 철광석 확보가 중요하다”며 직접 글로벌 제휴를 주도, 현대제철이 오는 2010년 1월 가동 예정인 충남 당진군 일관제철소의 원료를 안정적으로 조달하는 데 힘을 실어 준 것이다.
이처럼 최근 철강 소비가 많고 원료 접근성이 높은 지역을 중심으로 생산기지를 세우는 한편 기술력을 갖춘 철강사를 인수해 시장을 선점하려는 철강업계의 글로벌 전략이 활발하다.
■국내 철강업계 글로벌웨이
포스코는 철광석과 석탄 등 원료자원이 풍부한 인도에서는 일관제철소를 짓고 중국이나 베트남 등 수요가 크게 늘고 있는 글로벌 시장에는 최종 제품을 생산하는 하공정 설비를 세우는 글로벌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현대제철은 이미 지난 2005년 호주 BHP빌리튼과 10년간 양질의 철광석과 유연탄을 공급받기로 합의했으며 호주 리오틴토 등과도 원료 공급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동국제강도 브라질에서 2009년부터 연산 170만t 규모의 쇳물과 150만t의 슬라브를 생산할 쎄아라스틸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이 프로젝트 성공을 위해 브라질 철광석 공급사인 CVRD와 이탈리아 철강 플랜트 업체인 다니엘리 등을 참여시키는 글로벌 전략을 펼치고 있다.
현대하이스코는 현대·기아차의 해외 생산기지인 미국 앨라배마와 중국 베이징, 슬로바키아 질리나 등에 동반 진출해 각각 120만대 규모의 자동차용 강판을 생산 중이다. 동부제강도 글로벌 전진기지를 확보하기 위해 대만의 ASUS와 합작, 중국 장가항 경제개발구에 연산 15만t 규모의 코일센터를 짓기로 했다.
■외국철강사,M&A통한 덩치경쟁
세계 1위 철강업체인 네덜란드의 미탈스틸은 지난해 1월26일 같은 유럽연합(EU) 국가인 세계 2위 룩셈부르크의 ‘아르셀로’를 인수한다고 일방적으로 발표했다. 아르셀로 이사회와 노동조합은 물론, 룩셈부르크와 프랑스 정부도 즉각 반대의사를 표명했다.
그러나 글로벌 전략상 아르셀로의 인수를 사전에 철저하게 준비해 온 미탈스틸은 국가들의 개입을 자제케하는 시장경제 논리를 들고 나오면서 정부와 EU위원회를 설득했고 드디어 그해 6월 합병승인을 받았다.미탈은 아르셀로의 합병으로 2위인 일본의 신일철이나 3위인 포스코의 조강생산 능력보다 3배나 많은 1억2000만t 규모의 초거대 철강사로 탄생해 다른 철강사들을 긴장시켰다.
미탈이 반대를 무릅쓰고 아르셀로를 합병한 것은 세계 철강시장의 주도권을 잡기 위한 글로벌 전략이다. 미탈의 이전 글로벌 전략은 개도국과 동구권 등에서 부도가 나거나 민영화되는 철강사를 대상으로 했으나 추진과정에서 아르셀로가 보유한 자동차강판 등 세계 최고 수준의 고급강 제조기술의 필요성을 절감했던 것이다.
■해외진출 등 글로벌전략 강화 필요
전문가들은 국내 철강업계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해 반드시 선진화된 글로벌 경영 능력을 갖출 것을 주문하고 있다.
이를 위해 국내외 고객사와의 전략적 파트너십 구축, 선진 철강사들과의 포괄적 제휴, 안정적 원료 조달을 위한 수직적 네트워크 확장에 주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경영능력 제고를 위해 전략적 의사 결정과 경영활동의 효율성을 높이도록 본사와 해외 사업장을 연결 통합하는 글로벌 조직관리 네트워크 구축이 필요하다”면서 “글로벌 기업에 걸맞은 일하는 방식의 선진화, 개방적이고 유연한 조직문화를 형성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업계 관계자는 “미탈스틸과 아르셀로의 합병 등 글로벌 철강사들의 글로벌 전략은 사실상 철강업계의 무한경쟁시대가 본격화됐음을 의미한다”면서 “국내 철강업체들도 해외 진출을 통한 성장전략과 함께 인수합병(M&A)을 통한 시장지배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차석록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