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비정규직 보호법의 시행을 앞두고 노동시장이 일대 혼란을 겪고 있다. 흐름은 크게 두 갈래다. 여유 있는 대기업들은 법 취지에 맞게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키로 했다. 우리은행과 신세계·현대자동차가 이에 해당한다. 그러나 이는 예외적일뿐, 대부분 기업들은 비정규직을 해고하거나 용역직 등 더 열약한 근로 형태로 바꾸고 있다.
우리가 주목하는 것은 후자의 경우다. 진작부터 이런 부작용이 예견돼 왔고 그것이 현실로 드러나고 있다. 왜 그럴까.
애당초 비정규직 보호법은 냉철한 경제논리를 무시한 채 명분을 앞세워 입법됐다. 외환위기 이후 급증한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근로 조건을 정규직에 준하는 수준으로 향상시켜야 한다는 명분 앞에 경제논리는 힘을 쓰지 못했다. 근본 원인을 도외시한 채 겉으로 나타난 현상에만 손을 댔다는 점에서 이 법은 전형적인 대증요법이다.
비정규직이 왜 급증했는가. 임금이 너무 급하게 올랐고 강성 노조의 보호 속에 정규직은 사실상 해고가 불가능해졌기 때문이다. 기업들이 저임에 언제든 해고할 수 있는 비정규직 채용을 선호하게 된 것은 경제논리상 당연한 결과다. 이런 근본 원인을 치료할 생각은 않고 비정규직을 강제로 보호하라니까 기업들이 생존을 위해 법 취지와 거꾸로 가고 있는 것이다.
해법은 명백하다. 임금 인상을 노동생산성에 준하는 수준에 맞추고 노동의 유연성을 높여야 한다. 그것이 비록 시간이 걸리더라도 기업들이 정규직 채용을 늘리도록 유도하는 올바른 길이다.
현실은 거꾸로 돌아가고 있다. 노동부는 비정규직에 이어 보험설계사·학습지교사·캐디·화물기사 등 특수고용직에게도 노동 3권을 주는 입법을 추진하다 국회에서 제동이 걸렸다. 역시 명분에 사로잡힌 또 다른 ‘보호’ 정책일 뿐이다. 골프장 캐디들이 이 법안에 반대하고 나선 것은 비정규직 보호법이 비정규직의 ‘무덤’이 되는 현실을 직시한 결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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