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검찰 수사에도 계속된 루보 주가조작

이두영 기자
파이낸셜뉴스

검찰이 25일 주범 김모씨(54) 등 이른바 ‘작전세력’ 50여명을 기소하면서 코스닥 상장사 ‘루보’ 주가조작 사건은 대부분 마무리됐다.

검찰은 긴급사안으로 대검에 통보된 이번 사건을 지난 4월 배당받아 관련계좌 9개에 대해 추징 보전하는 등 수사에 나섰지만 이들은 이후에도 차명계좌를 늘이며 범행을 계속한 것으로 드러났다.

■ 우애로운(?) 형제들

주가조작 전문가인 김씨는 당초 79개 계좌와 30억여원의 자금으로 루보 및 케이티피 주가조작을 시도했다.

하지만 자금이 부족했던 김씨.

그는 곧 동생(52)에게 지원을 부탁했고 동생은 일부 계좌를 넘겨받아 운용하면서 전국에서 투자설명회를 통해 자금과 계좌를 끌어 모았다.

형과 동생이 별도의 조직, 장소에서 함께 동원한 계좌를 이용해 주가를 조작했으며 물량을 매매할 때는 서로 도와가며 실행한 것이다.

■ 치밀하고 대담한 범행

이들은 검찰과 금융감독원의 추적을 따돌리기 위해 전국 각지에 33개의 서버, 100여개의 무선모뎀을 구입한 뒤 홈트레이딩(HTS) 시스템을 통해 주문을 냈다.

또 사무실 2개를 하나의 세트로 임대받아 한 곳에는 유선인터넷, 무선중계기와 폐쇄회로TV(CCTV)를 설치하고 다른 사무실에서 무선으로 주문하는 등 아지트를 분리해 IP주소 추적을 어렵게 했다.

이들은 자신들의 완벽한(?) 범행을 믿고 증권선물거래소, 금감원의 조사가 이뤄지는 것을 알면서도 계속해 주가조작을 시도하는 과감성을 보이기도 했다.

■ 견고한 조직력

작전세력은 조직관리 측면에서도 여느 건실한 기업 못잖은 치밀함을 보였다.

자금모집과 회원관리를 위한 각 지역별 팀장을 전국에 구성하고 교육팀, 홍보팀, 회원관리팀, 주식팀, 사업설명회 운영팀 등을 만들어 역할을 분담했다.

이를 통해 중앙집행부에서 지시사항을 지역팀장에게 알려주면 지역팀장은 회원에게 이를 전달했다.

검찰 수사 직후에는 이 조직망을 통해 ‘전화번호 바꿔라. 검찰 출석요구에 응하지 마라, 전 증권사 직원이 주범이라고 진술하라’고 지시하기도 했다.

주가조작에 대한 감독기관의 시장감시시스템을 따돌리고 주가전문가를 고용하거나 사전에 대주주 지분 처분에 관한 합의도 이끌어 냈다.

투자설명회에서는 금융전문가인 것처럼 행세한 목사와 간호사, 주부, 바람잡이들도 대거 동원했다.

“다른 곳에서 입은 손해를 회복시켜주고 월 50%의 수익을 보장해주겠다”는 감언에 속은 3000여명이 또 다시 사기의 구덩이에 빠졌다.

특히 일부 회원들은 저축은행으로부터 주식을 담보로 대출까지 받아 이들의 조가조작 계좌로 송금하기도 했다.

검찰 관계자는 “통상 시세조정은 주가조작이 끝난 후에야 금감원을 거쳐 검찰에 통보돼 검거에 실패하거나 범죄수익 추징이 어려운 경우가 많다”며 “이 점을 노렸지만 규모가 워낙 커 금감원에서 즉시 통보했고 검찰도 신속히 수사를 벌였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정지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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