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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ST-ICU 통합 논란 ‘점입가경’



한국과학기술원(KAIST)과 통합 논란을 겪고 있는 한국정보통신대학교(ICU)가 ‘통합’을 주장해 온 한나라당 김영선 의원을 검찰에 고소하는 등 상황이 혼전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ICU는 “ICU는 사생아·불법상태”라고 방송 등에서 발언한 김 의원을 명예훼손 혐의로 서울 남부지방검찰청에 고소장을 제출했다고 26일 밝혔다.

ICU는 정보기술(IT) 인재 육성을 목표로 지난 97년 설립된 대학이다. 그러나 김 의원은 사립대학인 ICU가 정통부로부터 연간 100억원이 넘는 정보통신진흥기금을 받는 것은 불법이라면서 KAIST와 통합시킬 것을 꾸준히 주장해 왔다.

이에 정통부는 ICU와 KAIST를 통합시키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지만 ICU 이사회에서는 통합안건이 부결되는 등 상황이 녹록지 않다. 정치적인 논리로 인해 혼전이 거듭되면서 피해는 ICU 학생들이 고스란히 입고 있는 형편이다.

■ICU·KAIST 통합 논란 점입가경

ICU가 도마 위에 오르게 된 것은 사립학교이면서 정통부로부터 연간 100억원 가까이 운영자금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김 의원이 ICU를 ‘정통부의 사생아, 불법 집단’이라며 강도 높게 비난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반면 ICU측은 정보화촉진기금법에 ‘정보통신진흥기금은 정보통신 관련 인력 양성사업의 지원에 사용될 수 있다’는 규정에 따라 ICU는 ‘합법’이라고 맞서고 있다. ‘외압’에 시달리던 정통부는 지난해 ICU와 KAIST를 통합시키기로 방향을 잡았다. 그러나 지난 6월 ICU 이사회에서 참석자 12명중 정통부측 이사와 선임직 이사 1명을 제외한 나머지 7명이 통합을 반대하는 등 ‘통합’의 길은 순탄치 않게 전개되고 있다.

■논란속에 빛 잃는 ICU

ICU 측은 김 의원이 “통합은 이미 결론이 나 있다” “현저한 불법상태가 방치돼 있다” “사생아라고 이야기할 수밖에 없다” “정통부가 학교운영비를 지원하는 것은 횡령” 등으로 발언해 학교 명예를 실추시켰다는 주장이다. ICU 측 관계자는 “신입생을 선발해야 하는 상황에서 김 의원의 발언들을 묵과할 수 없어 고소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김 의원측은 정통부에 원인을 돌리고 있다. 김 의원 측 관계자는 “정통부가 지난해 안으로 ICU와 KAIST를 통합한다고 했지만 시기가 늦어지고 있다”면서 “정통부에 약속을 지키라고 강조하는 차원에서 발언 강도를 높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통합을 둘러싼 논란이 혼전 양상을 보이면서 1000여명의 학부·대학원생 등으로 구성된 IT전문대학인 ICU는 빛을 잃어가고 있다. ICU는 현재 교수·학생들이 통합 찬성·반대로 나뉘어 편 가르기를 하고 있다.

김치경 ICU 대학원 부학생회장은 “현재 공학부 교수는 통합을, 경영학부 교수는 재정자립화를 주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ICU의 학부모·교수·대학원·학부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원의 80%는 통합을 찬성하고 있다. 이들은 지금까지 IT장비 제조업체인 동아일렉콤만이 매년 2억원 정도의 돈을 학교에 지원하겠다고 나선 상태라는 점에서 ICU의 재정 자립 방안이 극히 불확실하다고 보고 있다.

김 부학생회장은 “학교 재정 등의 문제가 외부로 드러나면서 신입생들이 학교 입학을 꺼리게 될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wonhor@fnnews.com 허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