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중소기업

[한·일 CEO 일본시장 주목하라] <5> 하타 아키라 메이덴코리아 사장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7.07.30 18:05

수정 2014.11.05 07:38



“한국의 제조업보다 서비스업이 일본시장 진출에 더 유리하다고 본다.”

110년의 창업 역사를 가진 일본 메이덴샤(明電舍)의 한국법인인 메이덴 코리아의 하타 아키라 사장(54)은 의외로 한국기업들이 제조업보다 서비스업쪽에 관심을 가지는 것이 나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메이덴 코리아와 본사인 메이덴샤가 자동차 시험장치(다이나모미터), 전력변환기 등을 만드는 제조업체라는 점에서 그의 얘기는 의외였다.

하타 사장은 “제조업은 생산설비 투자 등 고정비용이 만만찮아 기업에 부담으로 작용하는 반면 일본의 서비스시장은 나날이 확대하는 등 한국기업에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그는 한국기업이 일본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한 두 가지 요인을 제시했다.

첫째는 품질제일주의. “가격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도 품질이 우선돼야 일본에서 신뢰를 받을 수 있다”고 하타 사장은 강조했다.

둘째는 철저한 현지화 전략. “일본시장의 풍토를 많이 이해하는 것이 한국기업이 일본 진출의 리스크를 최대한 줄이는 길”이라고 지적한 그는 “품질 향상은 기본이며 일본 기업과 국민 등 소비자의 요구를 빨리 간파하고 적기에 대응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와 관련, “한국기업들은 이런 요인들을 소홀히 한 채 일본시장에서 단기간에 승부(성과)를 보려 하고 그것이 안 되면 쉽게 철수해 버린다”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하타 사장은 자사제품 고객인 한국 자동차 업계의 분발도 촉구했다. 그는 “한국의 자동차 메이커들은 미국, 동구권에서 선전하지만 일본에선 고전하고 있다”며 “한국차의 컨셉트가 일본 것과 비슷하고 가격 경쟁력에도 불구하고 품질에서 일본 소비자에게 어필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우리 자동차업체들이 일본의 문화, 일본인의 정서에 대한 사전 시장조사를 철저하게 수행하지 못했다는 따끔한 일침이었다.


하타 사장은 “한국기업은 사장이 회사의 모든 업무를 속전속결식으로 결정하는 게 특징인데 빠른 의사결정 시스템이라는 점에선 부럽지만 그것이 잘못 진행돼 실패하는 경우를 많이 봐 왔기 때문에 불안할 때가 있다”고 꼬집었다.

메이덴코리아는 현재 연간 130억원 규모로 자동차 부품 등을 한국에 공급하고 있다.
향후 한국에서 만든 제품을 일본에 역수출한다는 계획도 세워놓고 있다.

/jinulee@fnnews.com 이진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