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들은 아프가니스탄 정부에도 “무고한 인명이 더 이상 희생되지 않도록 모든 방법을 강구할 것을 촉구한다”면서 “계속해서 원칙만을 되풀이하거나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는 것은 또 다른 희생을 야기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깊은 우려를 갖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이들은 또 이번 사태의 해결을 위한 관련국의 협조를 요청하기 위해 국회 대표단을 이른 시일 안에 아프간 현지와 미국에 파견키로 했다. 그러나 국회 대표단 파견에 시간이 걸릴 경우 정당 대표단을 우선 급파하기로 했다고 김충환 한나라당 원내부대표가 전했다.
범여권 예비대선주자인 정동영 전 우리당 의장도 “미국이 지난해 1월 자국 여성 언론인 한명과 미국 수용소에 억류 중이었던 이라크 여성 5인을 맞교환해서 인질사태를 해결했던 적이 있었다”면서 “23명의 인질이 한국인이 아니라 미국인이었다면 미국 정부는 과연 어떤 판단과 선택을 했을지 묻고 싶다”며 미국의 개입을 촉구했다.
통일부 장관과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장을 지낸그는 이날 서울 여의도 캠프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아프간 정부와 미국 정부는 피랍자가 무사히 가족의 품에 안길 수 있도록 전향적이고 적극적인 역할을 해줄 것을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테러세력과는 협상 없다는 국제사회의 일반적으로 ‘보이는 원칙’을 지지하고 존중하지만 보이지 않는 원칙도 있다”면서 “어떠한 원칙도 생명에 우선할 수는 없는 만큼 이제는 ‘보이지 않는 원칙’을 적용해야 한다”고 강조해 미국의 유연한 자세를 취할 것을 촉구했다.
그는 “탈레반 세력이 제시한 포로 명단에 미국이 관할하는 포로들이 포함되어 있고 아프간 정부도 미국을 의식하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이 나서지 않으면 문제는 해결될 수 없다는 것이 우리나라만이 아니라 대부분 국제사회의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우리당 정세균 의장도 이날 국회에서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 “국제사회, 특히 미국과 아프가니스탄 정부가 방관자가 되지 말고 선량한 민간인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성의를 보여야 한다”며 미국의 개입을 촉구했다. 정 의장은 “탈레반이 수감자와의 맞교환을 주장하는 데 이는 우리의 노력만으로 되는 일이 아니다”며 이같이 밝혔다.
한편, 한나라당 나경원 대변인은 “무기력한 외교력이 사태악화를 초래했다”며 정부의 무능을 비판했다. 나 대변인은 이날 국회 현안브리핑에서 “아프가니스탄 탈레반에 붙잡혀 있는 인질들이 하나 둘씩 죽어가고 있는데도 정부는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우왕좌왕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특사까지 파견했지만 아무런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면서 “청와대에서 “좌시하지 않을 것”, “반드시 희생에 대한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성명을 발표했지만 공허한 엄포로밖에 들리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앞서 이날 김만복 국가정보원장 역시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국회 정보위 소속 의원들과 긴급회동을 갖고 “테러에 대응하는 국제사회의 원칙을 잘 알고 있지만 소중한 민간인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이러한 원칙을 유연하게 적용하는 것도 인도적 관점에서 충분히 가치가 있다”며 미국의 개입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 원장은 “정부는 더이상의 피해 방지와 피랍자 조기석방을 위해 아프간 정부를 비롯한 모든 관계국들과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고 정보위 열린우리당측 간사인 선병렬 의원이 국회 브리핑을 통해 밝혔다.
/rock@fnnews.com 최승철 전용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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