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제약사들이 일본 제약사와의 제휴를 잇따라 추진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중외제약은 최근 경장영양제 시장 진출을 위해 일본 오쓰카그룹 계열사인 ‘EN 오쓰카제약’과 경장영양제 ‘라콜(RACOL)’에 대한 도입 계약을 했다. 라콜은 수술 등으로 식사할 수 없는 환자들을 위해 개발된 제품으로 튜브를 통해 환자의 소화기에 영양을 공급하는 액상제제다.
녹십자도 최근 일본 오미교다이사의 제품인 입술 보호제 ‘오미 멘텀’을 국내에 독점 공급키로 했다.
이처럼 국내 제약사들이 일본 제약사와 손을 잡는 것은 자사 제품과의 시너지 극대화, 미국·유럽의 다국적 제약사에 대응하기 위한 경쟁력 강화, 우수한 오리지널 제품 확보 등을 효율적으로 추진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중외제약 개발본부 최학배 전무는 5일 “라콜 도입으로 인해 중외제약이 국내에서 유일하게 경정맥영양제(혈관 통해 영양 공급)와 경장영양제를 동시에 보유한 회사가 됐다. 경장영양제를 100억원 이상의 거대 품목으로 육성하겠다”며 자사 제품과 시너지 확대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녹십자 일반의약품본부 김경조 이사도 “과거 ‘상아 립크린’으로 국내 입술보호제 시장을 석권한 바 있는 녹십자의 노하우와 87년 역사를 자랑하는 스킨케어 전문 제약회사 오미교다이의 제품력이 결합했다”며 “입술보호제 시장의 선두 기업이라는 위상을 되찾겠다”고 자신했다.
또 다른 이유는 최근 미국이나 유럽 다국적 제약사들이 국내 제약사와 공동제휴를 체결하지 않고 직접 판매 방식으로 전환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일부 다국적 제약사는 국내에서 파트너를 정해 공동 판매하는 형식을 취하기도 한다. 바이엘의 발기부전 치료제 레비트라를 종근당이 코마케팅 형식으로 판매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 같은 경우는 극히 드물다.
반면 일본 제약사는 연간 매출액 1조원이 넘는 신약을 92개가량 확보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국내에 직접 진출하는 것보다 국내 제약사와 제휴를 선호하고 있다.
녹십자 관계자는 “일본 제약사는 국내에 직접 진출하기보다는 라이선스 방식을 선호하고 있어 교류가 확대되고 있는 추세”라며 “단순한 제품 도입뿐만 아니라 공동개발을 통한 판권을 확보하거나 일본 오리지널 의약품의 중국 판권 확보를 통한 수출 등 다양한 형태로 교류가 이루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 일본의 우수한 오리지널 제품을 확보해 한·미자유무역협정(FTA) 이후 전개될 특허권 전쟁에 대비하자는 전략도 깔려 있다.
중외제약 관계자는 “중외제약은 일본 다나베사가 개발한 아바나필의 아시아 임상을 담당하면서 국내는 물론 아시아 판권까지 확보할 수 있었다”며 “일본 제약사와는 단순히 오리지널 제품을 수입해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공동 임상 등 개발 참여를 통한 판권 확보도 가능하기 때문에 제휴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pompom@fnnews.com 정명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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