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사설] 개인파산 악용 막을 대책 서둘러야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7.08.06 17:33

수정 2014.11.05 06:29



우리나라 개인파산 신청 비율이 인구 100명당 2.6명에 이르고 있다. 미국(5명), 프랑스(3명)보다는 낮지만 영국(2명), 네덜런드, 벨기에(0.9명)와는 비교가 안될 정도로 높다. 그러나 이러한 비율보다 더욱 문제가 되는 것은 작년 신청 건수가 2005년에 비해 무려 216%나 늘어난 증가 속도에 있다. 한계상황에 놓인 사람이 1년 사이에 이처럼 급증한 것이 아니라면 이 제도를 악용하는 악덕 채무자의 수가 그만큼 늘어나고 있다고 봐야 한다. 어느 쪽이 되었든 정상적인 상황으로 보기 어려운 점엔 차이가 없다.



파산법 제정(1962년)으로 도입된 개인파산제도는 지난 2003년 ‘카드 대란’으로 금융채무 불이행자가 늘어나면서 이용자가 급격하게 늘어났다. ‘회생 가능한 채무자의 자력 갱생을 돕기 위한’ 이 제도는 그러나 채무자의 도덕적 해이를 부추겨 최근 3년 동안 해마다 신청 건수가 3배씩 늘어날 정도로 ‘악용’, 또는 ‘남용’되고 있다는 것이 금융연구원 이순호 연구원의 연구 결과다. 이 연구원이 ‘파산제도의 경제적 역할 및 제도 개선 방향’을 통해 파산신청 전에 의무적으로 빚 상환 노력을 증명토록 하는 등의 유인체계 마련을 제안한 까닭이다. 실제 법원도 지난 2월에 법관 재량으로 빚을 줄여주는 ‘재량 면책’의 범위를 엄격히 제한하는 등의 대책을 마련한 바 있다. 개인파산 신청을 엄격히 제한함으로써 개인 워크 아웃이나 개인 회생제도 활용을 유도하겠다는 뜻이다.

그렇다고 부채 전액을 탕감받는 개인파산 신청 대신에 50%만 면제되는 개인 회생제도로 신청이 몰릴 것을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봐야 한다.
따라서 신청을 받은 법원이 보다 엄격한 심사를 통해 ‘재산을 빼돌린 다음 파산신청을 하는’ 악덕 채무자를 가려내는 길밖에 없다. ‘의무적으로 빚 상환 노력을 증명하는 유인체계 마련’은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유력한 수단이 될 것이다.
개인파산제도의 취지를 살려나가기 위해서라도 신청 조건을 보다 엄격하게 함으로써 도덕적 해이가 발을 붙일 수 없도록 대책을 서둘러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