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말 제2차 남북정상회담 개최 발표가 나오자 은행·보험 등 금융권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정상회담을 계기로 경제 협력이 강화되면 국내 기업의 북한 진출이 탄력을 받고 은행, 보험사의 진입 문호도 소폭이나마 개방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정상회담 시기가 노무현 대통령의 임기 말이긴 하지만 남북철도연결, 지하자원 공동개발 협력사업 등이 핵심 의제로 떠오를 수 있어 해외 자원개발 분야에 금융지원을 전담하고 있는 수출입, 산업은행 등 국책은행들의 움직임이 긴박해지고 있다.
보험업계도 개성공단 입주업체가 늘고 남북간 경공업 협력 사업이 활기를 띠면 손해보험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보고 수요예측에 들어갔다.
■금융권, 북 진출 활발해질 듯
8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국내 은행 가운데 현재 북한에 지점을 개설한 곳은 우리은행과 농협 2곳에 불과하다.
수출입은행이 개성공단에 남북경협 협의사무소를 두고 있지만 금융기관이라기보다는 연락사무소 형태다.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의 자금관리 주거래은행이던 외환은행은 대북경수로 사업이 중단되면서 지난해 1월에 철수했다.
금융업계는 남북 정상회담 이후 남북간 경제협력이 활성화되면 국내 은행의 북한 진출 움직임도 다시 활기를 띨 것으로 예상했다.
남북 정상회담이 북한 핵문제 해결을 위한 6자 회담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면서 북한의 핵시설 폐쇄를 이끌어 낼 경우 대체 시설인 경수로건설 문제 등이 대두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경우에는 외환은행이 북한 진출을 다시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2004년 우리은행과 함께 개성공단 지점 설립을 추진했던 산업은행도 북한 개성지점 등을 통해 나름의 역할을 모색할 것으로 예상된다.
수출입은행 역시 남북 경협 지원 금융기관으로서 역할을 확대하며 북한 진출을 꾀할 것으로 전망된다. 수출입은행은 올해 유무상 포함 총 8700억원의 대북지원을 하기로 계획했지만 현재까지 상반기 목표액의 20% 집행에 그쳤다.
북한 지역에서 직접적으로 보험인수를 할 수 없는 보험업계도 정상회담 이후 남북경협이 확대되면 이 문제도 해결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수요예측에 들어갔다. 현재 개성공단에 진출해 있는 기업들은 북한 보험사에 보험을 들고 이를 한국 보험사에 재보험을 가입하도록 하고 있다. 다만 근로자는 특수지역신변안전보험이라는 상해보험에 가입할 수 있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한국 기업의 대북 진출이 확대되면 단체상해보험 시장 등이 활성화될 수 있고 북한 진출 기업의 직접 인수가 가능해지면 은행처럼 북한 진출을 검토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신중 대(對) 기대…엇갈린 반응
금융권 전체가 남북 정상회담 추이에 대해 주목하고 있지만 반응은 엇갈린다. 남북협력기금을 운용하는 수출입은행은 “남북협력기금 사용처가 늘어날 수 있는 만큼 다양한 시나리오를 마련 중”이라고 밝혔다.
개성공단 지점을 운영 중인 우리은행 관계자도 “개성공단 내 입주 기업들의 영업이 활성화될 것으로 보여 금융서비스 지원 확대 방안에 대해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북한 개발 때 자금조달 등에 산업은행이 상당한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이 내부 방침”이라며 “하지만 실물, 즉 기업이 움직여야 금융이 따라 갈 수 있기 때문에 추이를 지켜볼 것”이라고 밝혔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남북경협이 확대되면 후속조치가 따르겠지만 당장 눈에 띌 것으로 기대하진 않는다”고 말했다.
국민, 신한은행 등 주요 시중은행 관계자들도 “시중은행들은 대북 사업과 관련해 직접 얻을 수 있는 부분은 많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금융기관들의 북한 진출을 위해서는 북·미 관계 개선이 우선”이라며 “지난달 미국 증권거래위원회가 우리금융그룹을 북한 진출 금융기관으로 보고 테러지원국 거래기업 명단에 등재한 것이 대표적”이라고 말했다.
2차 정상회담 이후 남북경협이 활기를 띠더라도 국제신용도가 중요한 금융기관들로서는 북한 진출을 머뭇거릴 수밖에 없는 입장이다. mirror@fnnews.com김규성 김주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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