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유통

[2차 남북정상회담] 유통업계 영향…북한산 소비재 판매 늘듯

노종섭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7.08.08 22:49

수정 2014.11.05 05:59



2차 남북정상회담 개최로 남북 간 소비재 교류가 활발해질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북한산 소비재는 소주를 비롯한 가공품과 나물 등 야채가 수입돼 매장의 한쪽을 차지하고 있었지만 매출이 부진해 평화의 상징물을 전시하는데 그치는 수준에 불과했다.

그동안 국내에서 북한산 제품을 수입 판매하던 업체들도 이윤추구보다는 남북 평화의 다리를 놓는다는 심정으로 사업을 벌여왔다.

그러나 북한산 제품 수입업체들은 남북정상회담이 정례화되고 본격적인 평화무드가 조성될 경우 북한산 제품의 판매가 활기를 띨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울러 인도적인 대북지원을 통해 북한과 교류를 맺어 온 식품업체들은 2차 남북정상회담이 사업교류로 확대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유통업체들 북한산 제품 취급 확대 모색

백화점이나 할인점 등은 북한산 제품의 판매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자 북한산 자체 브랜드(PB)제품에 대한 생산을 고민 중이다.


이미 신세계백화점은 지난 1997년 의류제품을 판매한 데 이어 2000년에는 이마트에서 다운점퍼 등 PB상품을 취급했다.

현재 이마트에서는 북한산 야채를 중심으로 판매하고 있으며 조만간 개성공단에서 생산되는 침장류도 판매할 예정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남북 간 화합과 협력의 분위기가 조성되고 남북 교류가 확대되면 북한산 제품 판매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북한산 취급 품목을 조금씩 늘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지난 2005년부터 개성공단에서 생산한 ‘와이즐렉 개성 남비’를 판매해 온 롯데마트는 이 제품의 성공에 힙입어 또 다른 북한산 제품을 물색 중이다.

‘와이즐렉’은 롯데마트의 PB로 현재 개성 남비의 경우 4개 품목이 판매되고 있으며 안정적인 수급으로 이미 점포 내에서 자리를 잡은 상태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지난 3년간 개성남비가 자체 브랜드로 안정적인 궤도에 진입했다”며 “현재 또 다른 북한산 제품을 PB브랜드로 물색 중”이라고 말했다.

홈플러스는 예닮의 북한산 한복을 판매하고 있다. 한복 종류는 90여개 안팎으로 다양하며 가격도 3만9000∼6만9000원 선으로 경쟁제품에 비해 크게 낮다. 추정인 예닮 디자인 실장은 “국내 원단을 수출해 북한에서 옷을 제작하고 있다”며 “북한 근무자들이 손재주가 좋고 한복에 대한 정통성이 지켜지고 있어 정교한 옷 생산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홈플러스는 또 북한산 도라지와 고사리 등도 판매했다.

nk몰을 통해 북한산 제품을 판매하고 있는 북남교역은 일일 판매량이 10여개에 그치고 있지만 남북정상회담 이후 화해무드가 정착되면 판매량이 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회사 관계자는 “북한산에 대한 국내 소비자들의 거부감이 크지는 않지만 선호도도 높지 않다”며 “가격이 저렴한 데다 품질도 좋기 때문에 남북교류가 활발해지면 찾는 소비자들이 많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수입판매되는 제품은 살결물(스킨) 1만1000∼1만2000원, 머리영양물(헤어영양제) 1만2000원, 물크림(로션) 1만2000원, 밤크림(로션) 1만원 등이다.

■식품업체들 인도적 지원에서 탈피, 사업교류 검토

그동안 물품 기증이나 시설자금 등 인도적 지원에 주력해 오며 북한과 관계를 유지해 왔던 식품업체들은 정상회담 재개로 사업교류에 물꼬가 트이지 않을까 내심 기대하고 있다.

오리온은 지난 4월 북한에 씨감자를 무상 제공하고 6월에도 북한 어린이날을 맞아 초코파이 6000상자를 평양의 유치원과 탁아소 등에 전달하는 등 북한과의 교류에 힘을 싣고 있다. 씨감자 무상공급은 식량자원 지원과 함께 감자 종자가 북한 토양에 맞는지를 조사하기 위한 것으로 향후 북한지역에서의 감자생산 계약재배를 위한 포석이었다. 오리온은 감자생산 위탁을 통한 원료의 안정적 공급망 확충 등 남북교류의 직접적인 수혜를 기대하고 있다.

국순당도 금강산관광단지 내에 운영 중인 ‘백세주마을’이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보고 잔뜩 고무돼 있다.
지난해 문을 연 백세주마을 금강산점은 북핵 사태 등으로 경영난을 겪기도 하였으나 최근 월 매출 1억원을 넘기는 등 호조를 보이고 있다.

고봉환 국순당 홍보팀장은 “상징적 의미로 시작한 금강산점의 수익이 높아지고 있다”면서 “남북교류와 왕래가 활발해지면 금강산 관광지역 내 해수욕장 등 다른 시설은 물론 현대아산의 다른 대북사업 지역에도 추가 매장 설립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풀무원도 올 초 구호단체인 기아대책에 북한 지하수 개발에 필요한 기금을 지원했고 지난해에도 민간구호단체인 어린이어깨동무를 통해 4억원 상당의 어린이용 먹는 수액제를 제공하는 등 활발한 대북지원을 진행하고 있다.

/shower@fnnews.com 이성재 홍석천 고은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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