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는 운동이 전혀 안 된다.”
골프의 스포츠로서의 가치에 대한 회의론에 더욱 무게가 실릴 것으로 보인다. 골퍼는 18홀 라운드를 할 때 대략 1만2000보 내외를 걷게 된다. 이 때 소모되는 열량은 220㎉가량이다. 하지만 이는 18홀을 카트를 타지 않고 걸었을 경우에 국한된다.
국내 대다수 골프장이 캐디난과 경영난 돌파구로 카트 시스템, 그 중에서도 골프카가 보편화 되면서 골퍼들이 걷는 걸음수는 그 이전의 3분의 1 수준도 되지 않고 있다. 다시 말해 18홀을 돌면서 4000보 걷기도 힘들게 된 것. 따라서 운동시 열소모량은 운동량에 비례한다는 점을 감안했을 때 골프카를 타고 라운드를 할 경우 열 소모량은 대략 70㎉밖에 되지 않는다. 운동 효과는 어느 정도 있을지 몰라도 걷기 운동의 가장 큰 혜택인 지방 분해는 전혀 기대할 수 없다. 지방 분해의 기준점은 5000보가 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5000보 미만은 지방 분해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얘기다.
골프를 통해 운동 효과를 얻으려면 가급적 많이 걷는 게 좋다는 결론이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가 못하다. 대다수 국내 골프장들이 승용카트 시스템을 선호하고 있다는 게 이유다. 캐디 부족과 원활한 진행 때문이란다. 그런데 최근 들어 이 카트가 보다 세분화되는 추세여서 골프의 스포츠적 요소가 아예 사라질 수 있다는 우려를 자아내게 한다. 그러한 예상은 기존의 전동 카트가 ‘그룹형’인 반면 최근의 카트가 철저히 ‘개인형’으로 개발되고 있다는 데서 기인한다.
사륜 오토바이형 카트, 삼륜형 카트, 스쿠터형 카트를 그 예로 들 수 있다. 이들은 공히 1인승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물론 지붕도 없다. 사륜 오토바이형은 백을 뒤에다 싣지만 삼륜형은 앞쪽에다 탑재한다. 반면에 2001년에 미국의 딘 카멘이 개발했다는 스쿠터형은 백을 어깨에 매고 선 자세로 탑승해야 한다. 따라서 사륜·삼륜형 카트보다 플레이어의 체력적 부담이 약간 더 크다고 할 수 있다. 가격은 오토바이형 사륜 카트(200만원 상당)가 가장 싸고 스쿠터형은 그 보다 3.5배가량 비싸다.
이들 카트는 하중이 그다지 크지 않아 페어웨이를 자유자재로 드나들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따라서 이 카트의 국내 보급이 보편화 되면 플레이어가 걸을 수 있는 공간은 극히 제한적이 된다. 참고로 영국의 골프 전문지 ‘더 골프’ 최신호가 9홀 라운드를 기준으로 실험한 결과 라운드에 걸린 소요 시간은 스쿠터형 67분, 사륜 오토바이형 1시간 51분, 삼륜형이 1시간 34분으로 측정됐다.
원활한 경기 진행에 지장을 초래하지 않고 경영난에 돌파구가 된다면 골프장 입장에서 이러한 카트 도입을 마다할 이유가 없다. 이 때문에 조만간 하체는 부실하고 상체만 발달한 무수한 골퍼들을 골프장에서 쉽게 만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golf@fnnews.com 정대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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