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문대를 나와 광고회사에 다녔으나 한번도 삶에 안착하지 못했다. 그는 20대 후반 계룡산 자락에 3년간 머물며 자연을 알게 되고 아이를 낳아 유년을 두 번 살면서 비로소 삶에 닻을 내렸다. 인터넷상에서 ‘1.5인의 대책없는 배낭여행가’로 더 잘 알려진 오소희씨가 그 주인공이다.
그는 ‘바람이 우리를 데려다 주겠지’(터키편)에 이어 최근 라오스를 여행한 뒤 ‘욕망이 멈추는 곳, 라오스!’를 펴냈다. 그가 라오스를 여행하게 된 동기는 여행전문서 ‘론니프래닛’의 한 구절 때문이었다.
‘미래를 위해 지나치게 일하지 않는다’는 한 구절이 그의 마음을 움직였다. 그래서 첫 여행지 터키에 데려갔던 세 살배기 아이를 일곱 살이 된 이번에도 데려가 많은 지역을 함께 여행했다. 아이가 있다고 해서 좋은 잠자리와 좋은 음식을 찾은 게 아니라 오히려 시골 마을 구석을 찾아다니며 사람을 만나고 그 지역 풍경을 카메라에 담았다.
그의 여행은 여기서 그치지 않을 것 같다. 왜냐하면 저자는 여행이라는 스승을 통해 삶에 대해 더 낮아질 것을 배우기 때문이다. 엎드려 고개를 숙이면 더 많은 것이 보인다고 그는 말한다. “지독하게 여행을 떠나고 싶어질 때는 언제나 더 이상 내가 나를 낮추고 있지 않을 때였고, 스스로 그 직립이 피로할 때였고, 피로함으로 인해 아무것도 보지 못하고 있을 때였다.”
/noja@fnnews.com노정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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