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태광산업 뒤늦은 PTA 증설 ‘고민’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7.08.30 21:27

수정 2014.11.05 03:04



태광산업이 올해 연말 완공을 목표로 2000억원을 들여 증설하고 있는 고순도테레프탈산(PTA) 생산공장을 두고 깊은 속앓이를 하고 있다.

전방산업인 화학섬유 업계가 사양길에 접어들어 수요가 급감하고 있는데 뒤늦게 설비투자에 나서 큰 손실이 우려되고 있기 때문이다.

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태광산업은 PTA 생산능력을 현재의 45만t에서 100만t으로 두배 이상 확대하는 작업을 벌이고 있다. 올해 말 증설작업이 마무리되면 태광산업은 KP케미칼과 더불어 국내 PTA 생산능력 3위에 오르게 된다.

이번 증설에 대해 태광산업측은 공식적으로 “장치산업의 특성상 규모의 경제실현을 위한 것”이라고 밝혔으나 내부에서는 실적부진에 대한 우려로 벌써부터 책임론까지 불거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한결 같이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되는 무모한 투자”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PTA는 화섬인 폴리에스테르의 원료로, 중국이 폴리에스테르 생산 대국의 반열에 들어서면서 국내 업체들은 거의 괴멸하다시피 한 상황.

새한, 동국무역, 휴비스 등 대부분의 폴리에스테르 업체들은 누적적자가 커져 워크아웃에 들어갔거나 법정관리를 받는 등 심각한 경영위기를 겪고 있다.

더욱이 중국 석유화학 회사들이 PTA 생산설비를 대폭 확충하면서 PTA 중국 수출은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최근 원료가격까지 급상승해 채산성은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PTA의 원료인 파라자일렌(P-X)의 t당 국제가격은 이날 기준 1050달러인 반면 PTA 판매가격은 900달러에 머물러 원가가 제품가격보다 비싼 역전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PTA업계가 얼마나 힘든지는 동종업체들의 상황을 보면 잘 알 수 있다.

삼성석유화학의 공동 합작사였던 영국 브리티시피트롤리움(BP)이 지분매각을 추진하고 있으나 원매자가 나타나지 않자 삼성그룹이 인수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또 효성, SK유화, 삼남석유화학, KP케미칼 등도 사업 철수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


업계의 한 고위 관계자는 “우리 회사의 경우 설비를 뜯어 중국으로 이전할까 고민하고 있는 판에 국내에 설비를 증설한다니 도대체 이해할 수가 없다”며 “경쟁업체이지만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한편 태광산업 내부에서도 증설반대를 주장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하지만 이미 공장건설 작업은 막바지에 돌입,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이어서 태광그룹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namu@fnnews.com 홍순재기자